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왼쪽)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오른쪽)가 손을 맞잡고 있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4일 서울시장 후보로 당선됐다. 여성 가산점(10%)을 받은 나경원 후보를 5.3%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가산점을 빼면 9%포인트 가까운 격차다. 당원 투표가 포함된 예비 경선에선 나 후보가 조금 앞섰지만,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로 본 경선을 하자 오 후보가 뒤집은 것이다. 오 후보는 그동안 합리적 중도 정치를 강조해 왔다. 부산시장 경선에서도 합리와 상식을 내세워 온 박형준 후보가 54%대 득표율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서울에서 오 후보와 야권 단일 후보 경선을 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계속해서 중도 정치를 표방해온 사람이다.

서울·부산 모두에서 합리적 노선을 앞세운 후보가 승리한 것은 일반 시민들이 야당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2019년 야당 당 대표 경선에서 오 후보가 국민 여론조사에서 월등히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당원 투표에서 크게 밀려 낙선했다. 국민의 뜻보다 당원의 뜻이 우선한 결과는 2020년 총선에서 야당의 참패로 이어졌다. 지금 국민의힘은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로 불리는 세력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 이들이 가자는 길로 가면 선거 승리는 요원하다는 것을 최근 4년간의 모든 선거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은 문재인 정권의 폭주와 입법권 난사뿐이다. 야당이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법치와 공정이 송두리째 무너질 상황이다.

지금 국민의힘 의원 셋 중 둘이 영남 의원이다. 선거 승패를 좌우할 수도권의 의원은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다. 그 이유는 당이 수도권 젊은 층의 혐오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젊은 층은 문 정권의 폭주와 내로남불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야당의 비합리적이고 볼썽사나운 모습에 고개를 돌린 것이다. 이번 경선으로 국민의힘 당원 모두는 국민이 바라는 당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느꼈을 것이다. 보수와 합리를 함께 갖춘 정치인, 젊은 세대의 정치인들이 당의 얼굴로 계속 나서면 국민이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야당이 집권의 가능성을 보여야만 정권이 긴장해 무도한 행태를 하지 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