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본 도쿄의료센터의 아라키 가즈히로 원장(왼쪽)이 일본 내 최초로 신종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날 미국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으며 의료계 종사자 약 4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선행 접종을 통해 안정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이달 들어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 세계 확진자는 지난 1월 6~8일 하루 80만명 이상 나올 때와 비교해 최근 26만명대가 돼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의 하루 확진자가 1월 8일 30만명대에서 지난 15일 5만명대로, 일본은 같은 기간 6906명에서 1310명으로, 영국도 6만8053명에서 9765명으로 줄었다. 감소세가 뚜렷하다. 각국이 마스크 쓰기 강조 등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편 데다 백신 접종 영향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작년 말 1240명(12월 25일)을 정점으로 설 연휴에 300명대까지 내려갔다가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15일 457명, 16일 621명으로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공장·병원 집단감염 규모가 커지고 가족 모임, 교회, 학원 등에서 산발적 감염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설 연휴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이번 주말부터 새 확진자가 더 느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적지 않다. 대통령이 예고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 도입과 초·중·고교의 개학을 앞둔 시점에서 다시 확산세가 커지자 자칫 3~4월에 4차 대유행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것은 결국 백신만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7회원국 중 33국에선 이미 백신 접종이 한창이다. 일본은 17일 도쿄의료센터 원장을 시작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그런데 나머지 4국 중에서도 우리는 제일 늦은 26일에야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37국 중 우리가 꼴찌인 것이다. 이스라엘 같은 곳은 접종률이 50%에 육박하면서 일상 회복으로 다가가는데 우리는 아직 접종 시작도 못 하는 이유는 나중에라도 분명하게 규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의 방역 허점이 자꾸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처음 나온 것은 지난해 말이다. 그런데 방역 당국은 두 달 가까이 지나 변이 감염자가 100명에 육박할 때까지 변이 여부 검사 기간이 5~7일씩 걸리는 ‘거북이 검사’를 고수하다가 이제야 검사 기간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단계를 높일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미비점이 더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