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와중에 의사와 간호사를 구분한 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에 3만50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코로나 현장에 긴급 투입된 건 의사, 간호사 모두였다. 서로 감사하고 위로했다” “6개월간 검체 채취하다 탈진한 의사들은 뭔가” “하다 하다 의사와 간호사까지 편 가른다” “대통령이 (국민) 이간질하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라는 글이 쏟아졌다. 두 아이 엄마라는 이는 “한 아이의 편을 들지 않는다”고 적었다. 편 가르기, 분열 정치 하지 말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여당 의원은 “(대통령이) 쓰러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무슨 의도냐며 오히려 화를 내는 형국”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도대체 뭘 잘못했느냐”고 발끈한 민주당 의원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순수한 의도”라고 했다. 정말 그런가. 문 대통령은 ‘간호사들이 파업 의사 짐까지 떠안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지금까지 코로나와 사투를 벌여온 의사들에 대한 고마움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 의도가 뭔지는 누구나 알 수 있다. 명백한 편 가르기에 대한 국민 비판이 들끓는데도 청와대와 여당은 아니라고 우긴다.

몇 번인지 셀 수도 없다. 경제, 부동산 정책이 실패할 때면 부자 대 서민으로 가른다. 임대인 대 임차인, 대기업 대 중소기업, 강남 대 비강남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여당 대변인이 “대구와 경북 지역은 최대한의 봉쇄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가 ‘지역 갈라치기까지 하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 정권이 편 가르기에 매달리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확고한 지지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13만 의사보다 40만 간호사(면허증 소유)의 지지를 얻는 게 선거 득표에 더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항상 다수(多數)에 영합해 소수(少數)를 때린다. 이런 편 가르기가 정권의 위기 모면과 선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 국민을 사분오열시킬 것이다. 2017년 문 대통령은 대담집에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큰 잘못 중 하나가 국민 편 가르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말과 행동이 반대인 사람들이라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