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올해 쯔쯔가무시균을 옮기는 털진드기 개체 수가 증가함에 따라 야외 활동 시 물림 사고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은 털진드기 성충의 모습. /질병관리청

고열·발진을 유발하는 쯔쯔가무시병이 봄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봄철 사람들의 바깥 활동이 늘고, 이른 더위에 쯔쯔가무시병을 옮기는 털진드기의 활동도 늘어난 결과”라고 했다.

17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발생 현황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이달 6일까지 누적 쯔쯔가무시병 환자는 302명이었다. 5년 전인 2019년 같은 기간 쯔쯔가무시병 환자 수(182명)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의료계에 따르면, 쯔쯔가무시병은 들쥐 등에 기생하는 털진드기 중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에게 물렸을 때 생긴다. 이 진드기는 야생 설치류에 붙어 있다가 풀숲을 돌아다니는 사람이 내뱉는 숨 냄새를 맡고 사람의 팔, 다리, 엉덩이 등에 옮겨 붙는다. 이후 사람의 체액을 흡입하는데, 이때 쯔쯔가무시병에 걸린다.

잠복기는 1~3주다. 기침과 오한, 40도에 이르는 고열이 나 코로나와 증세가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온몸에 붉은 점이 퍼지고 심할 경우 폐렴과 심부전(심장 기능 이상) 등 합병증이 와 사망할 수 있다. 특히 심장병 환자와 노약자가 위험하다. 매년 국내에서 4000~6000명이 걸린다. 치사율은 6% 정도다.

보통 쯔쯔가무시병은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최근엔 평년보다 낮 기온이 10도 정도 높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털진드기의 활동성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질병청은 “캠핑이나 등산 등 야외 활동을 할 때 팔, 다리가 드러나지 않는 옷을 입는 게 좋고, 돗자리 없이는 풀밭에 절대 앉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숲이나 풀밭에서 노상 방뇨를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