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50세 미만 성인 10명 중 3명이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같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뿐 아니라 40대에서도 미혼자 2명 중 1명은 부모와 동거 중이었다. 만혼(晩婚)·비혼(非婚) 풍조가 퍼지고 취업난과 주거비 부담 등이 겹쳐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보건복지포럼 6월호’에 따르면 국내 만 19~49세 남녀 중 29.9%가 부모와 동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이 9999가구 1만4538명을 대상으로 벌인 ‘가족과 출산 조사’에서 관련 내용을 따로 분석한 결과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주거 독립을 하는 계기는 결혼(36.4%), 진학(28.0%), 직장 관련(20.9%) 순이었다. 미혼자는 64.1%가 부모와 동거하고 있었고, 기혼자는 3.1%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미혼자 중에서도 여성은 부모와 동거 비율이 69.0%로, 남성(60.9%)보다 약간 높았다. 취업도 영향을 미쳤다. 취업자는 부모와 동거율이 23.5%였던 반면, 미취업자는 43.6%가 부모 곁에서 살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보통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간주하는 40대도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이 9.2%로 나타났다. 40대 중 미혼자가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은 48.8%였다. 40대의 4.1%는 “(군 입대를 제외하고) 만 18세 이후 6개월 이상 부모와 떨어져 산 적이 없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 밖에 20대(19~29세)에선 부모와 동거 비율이 62.4%, 30대는 16.0%였다.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대부터 40대까지 부모 곁을 못 떠나는 건 결혼이 늦어지거나 아예 결혼을 안 하는 데 따른 영향이 크다”면서 “부모 집을 떠나는 것이 특정 연령대에 정해져 있다기보다 취업, 결혼 등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