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산 명지병원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에 코로나를 앓고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상당수 재택치료 감염자들은 격리 해제 후 일주일 이내에 후유증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장련성 기자

9일 국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1500만명을 넘어섰다. 전 국민의 3분의 1가량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국내 확진자 가운데 최소 10% 이상은 ‘코로나 후유증’을 앓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기침·후각장애·어지럼증 등 다양한 코로나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국민이 150만명 이상이라는 것이다. 박희열 명지병원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 교수는 “고열, 호흡곤란, 누런 가래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 병원을 찾아 다른 합병증이 없는지 확인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일명 ‘롱 코비드(long covid·코로나 감염자가 겪는 장기간 원인 모를 여러 증상들)’로 불리는 코로나 후유증은 각국에서 이미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롱 코비드를 겪을 수 있는 사람들을 전체 확진자 중 10~30%로 추정했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코로나에 감염된 뒤 심각한 피로감으로 1년 동안 하루 16시간씩 침대에 누워있는 20대 남성의 사연을 소개하며 “영국에서 공중 보건의 다음 위기는 ‘코로나 후유증’일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영국 통계청은 지난달 “영국에선 150만명이 코로나 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이 중 28만1000명은 너무 아파서 일상 활동을 수행할 능력조차 크게 제한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세계 각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2000만달러(약 243억원)를 투자해 롱 코비드를 앓는 환자들을 도울 방법을 조사한 뒤 미국 전역에 전문 클리닉을 설치하기로 했다. 롱 코비드 전문 클리닉에서는 표준화된 치료 방법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