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9일 오후 광주광역시청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서 있다. / 김영근 기자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웃 일본처럼 ‘오미크론 쓰나미’가 밀려오는 건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하루 동안 국내 코로나 확진자는 5805명. 전날보다 1700여 명 늘었다. 5000명대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이후 20여 일 만이다. 방역 당국이 오미크론 본격화 기준을 확진자 5000명 시점으로 봤는데 18일 이 기준이 충족된 것이다. 19일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날 눈과 추위 여파로 코로나 검사자가 다소 줄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오후 10시 현재 확진자가 5400여 명 나오면서 전날 같은 시간대보다 300여 명 많아 최종 6000명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설 연휴가 낀 앞으로 3주 동안 오미크론이 델타를 대체할 것”이라면서 “오미크론이 확진자의 80~90%를 차지하고 빠르게 전파하면서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이 예상보다 더 빠르다”며 “최근 모의 실험 결과 2만명에 도달하는 시점이 2월 중순~말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2만명 도달 시점을 2월 말~3월 초로 예측했는데 2주 정도 더 당겼다. “최악의 경우 2월 말이나 3월 초 9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한림대 이재갑 교수)도 나온다.

이미 오미크론이 거세게 퍼지고 있는 일본은 18일 확진자가 3만2197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유행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4일 1057명에서 2주 만에 30배가 된 셈이다. 지난 4일 확진자가 1057명에서 12일 1만3243명, 14일 2만명 돌파에 이어 18일 3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도 이런 급등세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부스터샷 접종 등으로 주춤했던 코로나 확산세는 이번 주를 기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3~19일 하루 평균 확진자는 4077.1명으로 전주(6~12일)보다 21.5% 증가했다. 확진자 1명이 주변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는 12월 넷째 주부터 1월 첫째 주까지 0.98→0.86→0.82로 감소하다가 1월 둘째 주(9~15일) 0.92로 늘었다.

정재훈 가천대 교수는 “이번 주 감염재생산지수는 1.4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는 확진자가 40%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 이상이면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확진자가 얼마나 크게 늘지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현재 예상보다 빨리 퍼지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미 호남권에서는 오미크론 비율이 59.2%로 델타를 넘어섰고, 경북·강원에서도 각각 37.2%와 31.4%를 기록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 정재훈 교수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돼 하루 확진자가 2만~3만명 나오면 델타 유행 최고조 시기와 중환자·사망자 규모가 비슷하겠지만, 하루 6만~7만명 이상 나오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동네 병원 등 1차 의료기관의 코로나 진료 확대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하루 확진자가 7000명이 넘으면 동네 병·의원급 의료기관도 코로나 환자 진단과 진료에 투입된다. 방역 당국은 이들 의료기관의 진료 과정 등 구체적인 방역 체계 개편안을 이르면 오는 21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