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델타변이는 급성 바이러스 질환인 수두만큼 전염성이 강하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델타변이의 전파 능력은 사실상 전국민이 접종한다고 하더라도 유행 자체를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7월 30일 오후 코로나19 서울시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마련된 동작구민체육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교수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CDC 보고서에 대해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재생산지수가 3~4정도로 평가됐는데 델타변이가 그것보다 약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다. 그렇게 되면 감염재생산지수가 5~6, 높게는 8정도까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 번째는 접종률이 70% 정도가 되면 자연스럽게 바이러스가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수치가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 (감염재생산지수가) 5정도 되면 전체 인구의 80%가 면역이 있어야 된다. 6이면 6분의5, 7이면 7분의 6 이상이 면역이 있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환자 1명이 평균 8~9명을 감염시킨다’는 CDC 보고서 내용을 전제로 한다면 전체 인구 90%는 면역이 있어야 한다.

정 교수는 “여기에서 우리가 알아야 되는 건,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가 100%는 아니다. 그래서 감염재생산지수가 5가 넘는다는 건 사실상 전체 인구를 접종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기존에 기대하던 집단면역의 효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라고 했다.

백신 접종을 한 사람에게도 바이러스를 옮기는 ‘돌파 감염’에 대해선 “접종률이 높아지고 백신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델타변이 바이러스 경우에는 백신 2회 접종 중 1회만 했을 경우 절반 정도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 2회 접종을 한다고 하더라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들은 90%대의 감염 예방 효과가 있었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70%대 예방 효과가 있었는데 이 수치들이 10%정도 낮다. 그렇기 때문에 체감하기로는 돌파감염의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델타변이의 전파 능력은 사실상 전국민이 접종한다고 하더라도 유행 자체를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확진자 숫자도 지금 정도가 유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종식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전략이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코로나를 더 이상 치명적이고 전파력이 높지 않은 바이러스로 만들어서 관리 가능한 수준을 유지하는 게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본다”며 “즉,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을 완료해 사망자나 중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수준까지 간다면, 또 최대한 많은 사람이 접종을 해 거리두기를 거의 하지 않아도 확산이 심각하지 않은 정도가 종식에 사실상 가까운 수준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