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한 산소 충전소 앞에 1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용 산소를 구매하려는 주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염력 강한 델타 변이의 확산 탓에 이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4만 명을 넘어섰다./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 2차 팬데믹을 주도하는 델타 변이는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영국 정부 분석으로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보다 전파력이 약 2.7배, 알파(영국) 변이보다는 약 1.4~1.6배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델타 변이를 ‘우려 변이’로 지정한 바 있다. 아직 완전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델타 변이를 둘러싸고 확인되지 않는 가설이 돌기도 한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99% 델타 변이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게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영국 공중보건국이 공개한 연구 결과를 보면 화이자 백신은 델타 변이 유증상 감염에 88%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 보건부가 지난달 6일부터 이달 3일까지 분석한 결과로는 화이자 백신 델타 변이 예방 효능은 64%였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더 떨어진다. 영국 공중보건국에 따르면 AZ 2회 접종 시 델타 변이 보호 효과는 60%에 그쳤다. WHO가 제시하는 백신 최소 예방 효과(50% 이상)는 충족하지만 99%처럼 절대적인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백신 접종이 델타 변이 방어에 효과적이란 전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스라엘 보건부 연구에서 델타 변이에 대한 화이자 백신의 중증 예방 효과는 93%였다. 기존 코로나 98%보다 낮긴 하지만 백신을 맞으면 델타 변이에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중증·사망으로 가지 않고 경증으로 끝난다는 얘기다. 영국 공중보건국 연구에서 AZ 백신도 2차 접종까지 마치면 델타 변이에 대한 중증 예방 효과가 92%에 달했다. WHO는 최근 “백신 접종 완료자라면 델타 변이에 돌파 감염됐더라도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증상만 나타났다”고 밝혔다.

델타 변이 감염자가 대부분 무증상이며 치명률이 낮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로선 델타 변이가 기존 변이보다 치명률이 높은지, 무증상 감염 비율은 얼마인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연구 자료는 부족하다. 다만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은 통상 변이가 될수록 전파력은 커지고 치명률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델타 변이의 치명률이 기존 코로나보다 낮다고 가정해도 전파력이 강해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중환자와 사망자가 많아질 가능성은 있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인도에서 델타 변이가 퍼지자 이런 양상이 나타났다. 인도는 지난 5월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최고 39만명을 넘었고 일평균 사망자는 4100명을 웃돌았다.

델타 변이 증상은 기존 코로나와 조금 다르다. 최근 영국 정부가 델타 확진자들이 신고한 증상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델타 변이는 두통, 콧물, 기침, 발열이 주된 증상이다. 기존 코로나 환자들에겐 미·후각이 일시적으로 상실되는 증상이 흔했지만, 델타 감염자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증상은 독감과 더 비슷하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