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스라엘과 '백신 스와프'를 체결하면서 확보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70만회분이 7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하고 있다. /뉴시스

이스라엘 정부가 코로나 백신 교환(스와프) 협약에 따라 한국에 보낸 화이자 백신 70만 회분이 7일 오전 8시 51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서 “같은 스와프 협정을 맺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 수령을 거부한 뒤, 한국에 백신이 보내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확인 결과, 유통기한이 이달말까지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백신이 유통기한 내에만 접종된다면 효력은 전혀 문제가 없고, 유통기한 내 접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6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이 딜을 거부한 뒤, 이스라엘이 70만 백신을 한국에 보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백신 스와프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이 곧 유통기한에 다다르는 화이자 백신을 한국으로 보낼 예정”이라며 “이번 거래는 유사 협정을 맺었던 팔레스타인이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백신은 받지 않겠다’며 해당 백신을 돌려보낸 뒤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지에서 이 같은 보도가 나오면서 이번에 들여온 화이자 백신이 안전한 것인지 등 품질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또 70만회 분량의 백신을 유통기한인 이달 말까지 소화할 수 있는가를 놓고도 의문이 나왔다.

실제로 해당 백신의 유통기한이 이달 31일까지인 사실은 보건 당국이 확인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스라엘발 화이자 백신이 팔레스타인에서 수령을 거부한 백신과는 동일 물량이 아니라고 6일 브리핑에서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계속 7월에도 동일하게 접종하고 있는 물량이고 또 영하 70℃에서 콜드체인을 유지해서 백신이 보관됐다는 것들을 확인했다”며 “유통과정에서도 그런 부분들을 지켜서 저희 물류센터까지 운송될 예정이다. 식약처가 마지막으로 품질검사를 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접종에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 발언에 대한 진위 논란이 일었다. 정 청장의 브리핑 뒤 정은영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이 “팔레스타인에 공급된 물량과 우리나라에 도착할 물량이 다른 제품이라는 점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변을 정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백신도입사무국 관계자는 “발언 정정은 ‘외교적 문제를 고려해달라'는 이스라엘 측 요구에 따른 것뿐”이라고 했다.

또 남은 20여일 동안 70만회 분량에 이르는 화이자 백신을 모두 접종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다”고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백신 예약률 등을 고려해야하지만, 충분히 소화가능하다고 본다”며 “접종을 시작한 지난 2월 말 이후 현재까지 일평균 접종자는 4만명을 상회한다”고 했다. 코로나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6일 백신 신규 1차 접종자는 5만3758명이었다.

앞서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 측에서 제공한 얀센 백신도 유통기한이 임박한 것을 받았다며 안정성과 효과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제공한 얀센 백신 101만명 분량 대부분의 유효기간이 6월 23일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백신 전문가들은 유효기간 내 백신을 접종하면 안전성과 효과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효기간까지 냉장 보관이 이뤄지면 안전성 위험이 없고, 유효기간 중에는 약효가 충분히 유지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