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하루 신규 확진자가 700∼800명대로 치솟은 가운데 ‘해외유입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거의 절반이 인도네시아 출신인데, 인도네시아는 우리보다 빠른 올해 1월 백신을 접종을 시작했지만, 절대 다수가 중국산 백신이었다.

4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해외유입 확진자 수는 81명이었다. 이는 작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치이자 같은 해 7월 25일(86명) 이후 344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신규 81명의 유입 추정 국가는 인도네시아가 39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우즈베키스탄 21명, 러시아 11명, 필리핀 4명, 미국·이집트 각 2명, 영국·콜롬비아 각 1명이다.

세계적으로도 중국산 백신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각국에서 인도형 ‘델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상황인데 시노백·시노팜 등 중국산 백신은 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중국 시노백사의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연합뉴스

인도네시아는 올해 1월부터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 이 중 90%가 시노백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선 지난 1일에만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4836명이 나왔다. 지난 5월(4000명대)에 비해 5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선 특히 시노백 접종을 완료한 의료진이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도 보고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시노백 백신의 2차 접종을 완료한 26명의 인도네시아 의사 가운데 적어도 10명이 코로나로 숨져, 당국이 추가 접종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대부분 시노백을 접종하고 있는 칠레와 아랍에미리트(UAE)도 마찬가지다. 이들 국가에선 높은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감염자가 줄지 않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 칠레의 접종 완료 비율은 55.5%인데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3000명 수준을 기록 중이다. 100명당 접종회분이 152.1회로 세계 2위인 UAE도 2000명대 안팎의 확진자가 매일 나온다.

시노팜을 주로 접종하고 있는 몽골, 세이셸, 바레인 등에서도 최근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다. 몽골은 전체 인구의 58.7%가 1회 이상, 52.1%가 2회 접종을 마쳤지만 지난 1일 하루 확진자 수는 4861명에 달했다. 이와 관련 미 뉴욕타임스는 “여러 나라의 사례들은 중국산 백신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데 그리 효과적이지 못하며, 특히 변이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개발한 대표적인 코로나 백신엔 시노팜과 시노백이 있다. 두 백신 모두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WHO는 시노팜과 시노백의 감염 예방 효과가 각각 79%, 51%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중국은 두 백신의 자세한 임상 자료를 공개한 적이 없다. WHO 사무총장은 여러 차례 친중 행보로 구설에 오른 인물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산 백신을 사용하는 나라에서 코로나가 유행한다고 중국산 백신을 실패작으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는 평가도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 같은 ‘물백신’ 논란에도 우리 정부는 이달 1일부터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내외국인에 대해 2주간의 자가 격리를 면제하도록 하면서 화이자, 얀센,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뿐만 아니라 시노팜, 시노백도 면제 대상 백신에 포함시켰다. 보건복지부 측은 “WHO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격리 면제 정책 재검토는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