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약집단(시노팜) 직원이 4월 10일 베이징에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생산기지에서 백신 샘플을 보여주고 있다./신화 연합뉴스

요즘 하루에 인구의 1% 이상이 코로나 백신을 맞는 나라가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남미 칠레는 지난 16일 하루에 인구의 1.5%가 백신을 맞았다. 단연 세계 1위로 이스라엘(약 1%)보다 높은 수치다. 인구 대비 1회 접종률도 영국·미국 등과 비슷한 38.8%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칠레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는 것은 지난달 초 중국 시노백 백신을 대량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서방 코로나 백신이 공급 부족에 허덕이는 사이 중국 백신이 빠른 속도로 그 틈을 파고들고 있다. 상당수 국가에서 대량 접종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백신 부작용이 크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는 코로나 백신 접종률은 67.4%로 이스라엘(109.8명)에 이어 세계 2위다. UAE도 주로 중국 시노팜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UAE 보건 당국은 지난해 말 시노팜 백신이 3상 임상 시험에서 86%의 효능을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터키는 전체 인구의 약 13.9%에 해당하는 1170만명이 한 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했다. 터키는 지난 1월부터 중국 시노백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 5월 말까지 1억5000만회분을 더 들여올 예정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는 16일 전날까지 6498만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인구의 약 4.5% 수준이다. 세르비아와 브라질, 인도네시아도 현재 중국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중국은 필리핀 등 45국에 5억회분의 자국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르헨티나, 멕시코, 인도, 헝가리처럼 러시아 백신을 접종하는 나라도 있다.

아직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권위 있는 기관으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중국·러시아 백신은 없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과학기술 수준은 코로나 백신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며 “다만 백신 개발 과정에서 임상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아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