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일상 속 집단감염이 점차 충청·광주·부산 등 비수도권에서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늘고 있다. 충북에선 김장 모임과 당구장 모임 등과 관련된 집단감염이 확산하고 있고, 광주·전북에서도 동호회 등 일상 모임과 관련해 추가 확진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서울에서는 에어로빅 학원 관련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충북 제천에서 '김장모임 발' 코로나 감염이 확산하자 선별진료소에 야간까지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밤 제천보건소 선별진료소. 김장모임 관련 확진자는 지난달 30일까지 63명 발생했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충북 제천시 김장모임과 관련해 하루 새 13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68명으로 늘었다. 청주시 당구장 선후배 모임과 관련해선 주점 및 종교시설로 감염이 이어지면서 10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총 37명이 확진됐다. 세종시 PC방에선 지난달 23일 이용자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다른 이용자 8명이 추가 확진돼 총 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광주에선 직장·동호회 모임과 관련해 지난달 28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이날까지 2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의 가족, 직장, 동호회모임, 가족·다중이용시설 방문자 순으로 추가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추정하고 있다. 광주에선 이외에도 지난달 26일 한 골프모임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누적 확진자가 9명으로 늘었다. 전북에선 군산시 주점 모임과 관련해 지난달 26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역시 지인과 가족, 회사 동료, 운동 시설 등으로 추가 전파가 이뤄지며 총 23명이 감염됐다.

경북과 부산에서도 무더기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경북 경산시 음악대학에선 3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부산 사상구 소재 종교시설에선 교인 3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원에서는 철원군 장애인 요양원과 관련된 확진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22일 환자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김장 모임과 다른 요양원으로 추가 확진이 이뤄지면서 누적 확진자가 63명으로 늘었다.

서울에서는 강서구 에어로빅 학원 관련 확진자가 대폭 늘었다. 학교와 체육시설 등에서도 집단감염 고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에어로빅 학원 관련 확진자는 하루새 26명이나 늘어 누적 확진자가 215명으로 불어났다. 구로구 고등학교에선 지난달 27일 학생이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다른 학생 6명과 교사 1명 등 총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단 대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원구 체육시설과 관련해선 하루새 5명이 추가 확진돼 총 15명이 확진됐다.

이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그동안 대규모 유행 징후가 있을 때마다 우리가 마주쳤던 전파 위험요소를 이미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며 “그것은 바로 3밀의 환경, 마스크 미착용, 뒤늦은 검사와 혹시나 하는 방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유행에서는 과거 집단 감염을 경험했던 고위험 시설에서조차 일부 허점이 보이고 있다”며 “거기에 더해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누적돼 우리 주변에서 일상 감염이 다발하고 있다”고 했다.

권 부본부장은 “열이 나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냄새를 못맡고 맛을 잃어버리는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독감이 아닌 우선 코로나를 의심하고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바로 검사를 받아달라”며 “거듭 부탁드리지만 2020년에 더 이상의 모임은 없다고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