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집으로 귀환할 때까지’(Until they are home).

미군의 전사자 유해 수색과 송환, 신원 확인을 담당하는 전문기관인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모토다. 미국이 베트남전을 치르던 지난 1973년 창설돼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됐다. 지난 2000년 설립된 한국의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도 DPAA의 전신인 JPAC를 모델로 해 만들어졌다.

미군은 조국을 위해 희생한 단 1명의 전사자라도 적진, 해외를 가리지 않고 유해를 찾으러 간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세계 46국에서 8만여 전사자 유해 발굴, 포로 송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0년 북한 땅에 묻혔던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가 미국을 거쳐 한국으로 봉환된 것도 DPAA의 노력 덕분. 2018년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미군 추정 유해가 담긴 상자가 미국에 전달돼 그안에 섞여 있던 국군 유해가 돌아왔는데, 당시 미·북 회담에서 유해 송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 DPAA였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전사자 발굴 노하우도 세계 최고다.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연구하는 기술력을 활용해 100년이 지난 뼈에서도 유전자를 추출할 수 있다. 6·25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실종 군인 유가족 90% 이상의 DNA 샘플을 보유하고 있다. 자국에서만 유해발굴 사업을 벌이는 한국과 달리 DPAA는 전 세계를 무대로 하기 때문에 1년 예산(1800억원·2020년 기준)도 한국 국유단의 50배가 넘는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찾은 전사자 유해를 본국에 있는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에서도 최고의 예를 갖춘다. 유해를 담은 관이 비행기에 실리고 내릴 때마다 공항 하역 직원은 손을, 조종사는 모자를 벗어 가슴에 얹는다. 지난 2009년 10월 버락 오바미 미 대통령이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사 장병 18구의 운구가 끝날 때까지 다른 군인들과 함께 서서 거수경례를 한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군사력에서 세계 최강국이 된 배경엔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군인들을 영웅으로 예우하는 정신이 있다”며 “적진에서 싸우다 전사하더라도 국가가 자신의 유해를 찾아내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줄 것이라는 확신이 바로 미국을 지탱하는 힘이 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