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전경. /국립공원공단

3일 오후 해발 1100m에 조성된 경북 군위군 팔공산도립공원 하늘정원. 입구 주변으로 등산객이 타고온 차들이 어지럽게 세워져 있었다. 입구부터 1.58㎞만 걸으면 정상인 비로봉(毘盧峯)에 닿을 수 있어 등산객으로 늘 붐비는 곳이지만, 등산로는 정비되지 않은 채 자갈만 깔려 있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 하늘정원까지 가는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을 만들고, 등산로 주변도 야생화 꽃밭으로 가꿀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경북 지역에 걸친 팔공산도립공원이 국내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승격될 마지막 관문을 사실상 통과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반대대책위원회와 공원 내 사유지 처리안을 큰 틀에서 합의했고, ‘국립공원 경계선’을 긋기 위한 실사(實査) 작업을 마친 뒤 다음 달 9일 주민들에게 결과를 통보하고 마지막 조율을 거치기로 했다. 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팔공산이 43년 만에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는 것이다. 신규 국립공원 지정은 2016년 태백산 이후 7년 만이다.

대구 동구 동화사(桐華寺)에서 바라본 팔공산 전경. /국립공원공단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팔공산은 기재부·산림청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친 후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서 ‘국립공원 지정 고시’ 절차만 밟으면 국립공원으로 올라선다. 국립공원화 발표는 오는 6월 5일 ‘환경의날’에 맞춰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는 이날 제28회 환경의날 기념식을 팔공산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팔공산은 대구 동구, 경북 영천·경산시, 칠곡·군위군에 걸쳐 있다. 면적은 125 ㎢로 기존 22개 국립공원 대비 10위권이며, 서식 생물종은 5296종으로 8위이다. 국보 2점, 보물 25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 해 탐방객 수는 평균 358만명 정도. 공단은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한 무등산·태백산 사례에 견줘 탐방객 수가 458만명까지 28%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팔공산 관리 주체가 국립공원공단으로 바뀌면 예산은 99억원에서 183억원이 돼 1.8배로 늘어나고, 자연자원 모니터링 및 관리 강화, 멸종위기종 보전 시설 설치, 훼손지 복원 등에 투입된다. 관리 인력도 94명에서 143명이 돼 1.5배 이상으로 확대된다.

팔공산 겨울 전경. /국립공원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