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UAM 버터플라이 기체의 실물 모형 모습/한화그룹

전기·수소차가 가솔린·경유 차량을 압도하는 날이 조만간 올 것이란 기대가 많다. 전기·수소차에 못지않게 정부와 업계가 주목하는 분야가 또 있다.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UAM)이다. 하늘을 나는 택시 같은 개념이다. 개발 중인 UAM 모델을 보면 대체로 여러 프로펠러가 달린 경비행기 모양이다. 헬리콥터보다 소음이 적고 저고도를 날아 단거리 비행에 적합하다고 한다.

UAM이 뜨고 내릴 수 있는 버티포트(Vertiport) 예시 조감도/국토교통부

◇UAM 타고 한강 따라 이동 구상

정부는 2025년 UAM이 운항할 수 있도록 승·하차장, 착륙장 등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UAM이 2025년에 상용화할 정도로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미리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UAM이 상용화될 경우 김포공항~서울 강남을 가는 노선이 검토되고 있다. 아직 구상 단계라 확정되진 않았다. 우선 정부는 김포공항·인천공항에 안 쓰는 공간 일부에 UAM 이·착륙장을 만들 계획이다.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곳이라 버티포트(Vertiport)라고도 불린다. 공항을 출발한 UAM은 한강을 따라 이동하게 된다. 저고도 비행 중 만에 하나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차량과 사람이 이동하는 육지를 최대한 피해서 날겠다는 취지다. 이후 서울 강남, 광화문 등 회사나 정부 기관이 많은 중심지로 이동한다는 구상이다. 강남에 있는 공공기관 옥상· 주차장 등을 활용해 이·착륙장을 만드는 것을 정부는 구상 중이다.

국민 다수가 당장 2025년부터 UAM을 이용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르면 각 회사가 2024~2025년 UAM 개발을 마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도입이 된다고 해도 초기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모범택시 비용보다 더 많은 요금을 내고 탈 가능성이 크다. 공항에서 서울 도심으로, 혹은 그 반대로 정말 용무가 급한 이들이 상용화 초반에 주로 이용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초기 비용은 비싸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중교통으로 이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강이 없는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의 안전 대책도 필요하다. 인구가 많은 서울·수도권 외 다른 지역에도 UAM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논의·연구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조선일보 DB

◇미래 교통 수단 UAM 개발 활발

유럽·미국도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국교통연구원 물류기술연구센터가 지난 2일 낸 ‘글로벌 물류기술 동향’에 따르면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오는 2024년이나 2025년 UAM의 상업용 운항을 허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EASA는 일단 택배 등 소형 화물 운송에 UAM을 승인하고 여객 운송은 그 뒤에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EASA는 UAM이 오는 2030년까지 유럽 내 일자리를 9만개 만들면서 42억 유로(약 5조7000억원, 세계 시장 점유율 31%)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고도 했다. EASA가 지난해 말부터 올 4월까지 유럽 내 주요 도시 6곳 시민 4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UAM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은 백악관과 FAA 및 항공우주국(NASA), 산업표준화기구 및 유관 단체가 합동으로 UAM 인증 및 신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유럽보다 UAM 인증 체계 구축이 뒤져 있다는 평가는 있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의 UAM 스타트업인 조비 애비에이션사의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을 대상으로 비행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UAM 체계를 대비하고 있다.

한국에선 현대차, 한화시스템, KAI(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UAM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 조비 애비에이션(JobyAviation)에 4억 달러를 투자해 수직 이착륙 기술과 전동화 기술을 확보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은 2021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1)에서 UAM 사업 공식화를 선언했다. 항공업체 보잉·에어버스, 자동차 기업 포르쉐·아우디 등 여러 기업들이 UAM 개발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