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10여개 시민단체들이 유사하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 외국 회사 로고(사진 위)와 부산시 새 도시상징 디자인.

28년 만에 바뀐 부산의 새 도시상징(CI) 디자인이 한 외국 회사의 로고와 유사하다는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부산참여연대·YMCA·YWCA·부산인문연대 등 10여개 지역 시민단체는 2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시의회 1층 후문 앞에서 ‘시 상징물 변경 반대 및 시의회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시의 새 도시상징물이 외국의 코인(가상화폐) 회사의 브랜드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 코인회사는 해외의 B사로 지난 2021년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가 지난 3월 10일 새로 정한 도시상징(CI, City Identity)은 부산의 영문 이니셜인 ‘B’와 ‘S’를 모티브로 색깔과 각도를 활용해 입체적인 3차원(3D) 이미지로 만들어졌다. 색은 약간 분홍빛을 띤 보라색 톤이다. 이 CI는 시기(市旗), 시 휘장 등에 쓰인다. 새 도시상징은 지난 1995년 제정된 산·바다·갈매기·오륙도 등의 모습을 형상화한 푸른 색의 기존 CI 이후 28년 만에 바꾸어졌다.

부산시 기존 도시상징(CI)

이들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에서 “코인회사 로고를 보면 부산시 상징의 도안과 모양이나 이미지 등이 거의 같다”며 “부산시 상징을 만들 때 이를 표절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만일 부산시의 상징 깃발이 코인회사의 것과 나란히 올려진다면 세계에 하나 뿐인 도시인 ‘부산’의 상징으로서 고유성·독창성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 남을 흉내냈다는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새 상징은 ‘BS’란 문자만 조형해 산·바다·항구도시 등 지역의 정체성이나 특성을 담고 있지 않아 부산의 심볼으로서 기능하기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지역 10여개 시민단체들이 2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시의회 1층 후문 앞에서 '시 상징물 변경 반대 및 시의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시 측은 이에 대해 “도시브랜드 디자인 전문회사에서 제시한 6개 안 중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자문·심의를 거쳐 3개의 후보를 선정했고 이후 시민선호도 조사를 통해 지금의 새 CI를 확정했다”며 “지난 2월 말 전문가 심의 당시 B코인회사 로고에 대한 검토를 했는데 ‘유사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시 측은 또 “지난 1일 변리사 사무실에 이 코인회사 로고의 유사 여부를 자문한 결과, ‘색깔·배치·형상 등 미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에 있에 차이가 있어 유사성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글로벌 도시로 성장한 부산의 위상과 품격을 담아내는 새 도시상징(CI)과 슬로건(BI)을 마련하기 위해 8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부터 시민설문·선호도조사와 도시브랜드 전문가·시민참여단 등의 자문과 심의 등을 거쳐 지난 3월10일 새 CI를 확정했다. CI디자인 시안들은 공개 입찰을 통해 외부 심사위원회에서 선정한 서울의 도시브랜드 디자인 기획전문기업인 P사가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