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한국장기기증협회가 24일 오후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장에서 '2021년 장기기증 활성화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한국장기기증협회

서울·부산 등 국내 7대 도시 시민을 상대로 사후 장기기증에 대한 의식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8%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부산, 성별로는 여성, 연령대별로는 50대의 긍정적 평가가 높았다.

부산시와 한국장기기증협회는 24일 오후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2021년 장기기증 활성화 심포지엄'을 열었다. 강치영 한국장기기증협회 이사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국내 7대 도시 시민들의 사후 장기기증에 대한 의식 조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조사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인천 등 국내 7대 도시 시민 1050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58.1%가 사후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부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는 8.5%였다. 지역별로는 부산의 긍정적 평가가 64%로 7대 도시 중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59.1%)이 남성(57%)보다 더 긍정적이었다.

“가족 중 뇌사자가 생겼다면 이를 인정하고 장기를 기증하는데 동의하겠다”고 응답한 사람(33.6%)들도 “동의하기 어렵다”는 사람(19.6%)들보다 훨씬 많았다.

또 생전 장기기증 의사를 등록했어도 가족이 반대하면 실제 장기기증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행 제도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 이상(52.5%)이 ‘본인 의사대로 장기기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대답했다. 반면 현행 제도에 따라 ‘장기기증이 이뤄지면 안 된다'는 26.9%에 머물렀다.

‘여러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뇌사 장기기증자의 경우 국가유공자, 의사상자에 준하는 예우를 해주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에 대해서도 62.9%가 “꼭 필요하다”고 응답했다.’장기기증 기념공원 및 홍보관 건립'의 경우 ‘찬성'이 69.1%로 ‘반대’ 7.4%를 압도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86.5%가 장기기증 교육, 강연을 들어본 적이 없었고, 정부의 장기기증 홍보와 정책에 대해서 41.3%가 ‘잘못한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우리나라에선 연간 뇌사 추정 환자가 6000여명에 이르지만 이중 450명(7.5%) 가량이 장기기증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페인의 경우 장기 기증률이 38%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장기이식학회 등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서 장기기증을 못 받아 세상을 떠나는 사례가 하루 5.9명에 달한다.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는 작년 기준 전국에 3만5800여명이 있다.

강치영 한국장기기증협회 이사장은 “뇌사자 1명의 장기기증은 평균 4~5명 이상의 생명을 살린다”며 “사후 장기기증 서약을 한 국민이 200만명이 넘는데 실제 장기기증은 연간 고작 450명에 머무는 현실을 타개하고 장기기증을 보다 활성화하려면 정부와 국회가 나서 뇌사 장기기증자 예우에 대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