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 확진 수감자 345명이 이송된 경북 청송의 경북북부제2교도소 교도관들이 집단 휴직계를 내고 있다. 아예 사직서를 낸 직원도 나왔다.

경북북부제2교도소는 29일 “법무부가 이곳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하고 확진 수감자 이송 계획을 발표한 뒤 지금까지 교도관 8명이 휴직계를 냈고, 2명은 사직서를 냈다”고 밝혔다. 교도소 관계자는 “육아·가사·병가 휴직 등 사유는 다양하지만 갑작스러운 확진자 이송 결정에 따른 불만과 감염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부구치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태운 호송 차량이 28일 오전 경북 청송군 진보면 경북북부 제2교도소 정문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감 대상은 서울동부구치소 확진자 중 고령자, 기저질환자를 제외한 경증·무증상 확진 수용자 400여 명이 이감된다. 2020.12.28. /뉴시스

경북북부제1·2·3교도소에는 1000명 넘는 교도관이 있다. 코로나 확진 재소자를 독방에 수감하는 제2교도소에만 250여 명이 근무한다. 이곳 교도관들은 수용된 확진자들이 완치돼 이감될 때까지 ‘레벨D’ 전신 방호복을 입어야 한다. 또 3주 근무한 뒤에는 2주 동안 가족과 격리돼 생활해야 한다.

법무부는 자가 격리하는 교정 근무자들이 지역 주민과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고자 교도소 내 시설과 외부 별도의 연수원에 머물게 하고, 생필품과 도시락을 제공할 방침이다. 교정 당국 관계자는 “휴직하겠다는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앞으로 인력이 부족해지면 법무부에 지원 요청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8일 경북 청송군 진보면 경북북부 제2교도소에 서울동부구치소 입구에서 한 지역민이 서울동부구치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수감자들의 이송을 반대하며 도로에 드러누워 있다. /연합뉴스

청송 군민들도 불안감에 떨고 있다. 특히 이번 확진자 이송이 주력 농산물인 사과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청송군은 국내 최대 규모 사과 산지로, 3900여 가구가 사과 농사를 짓는다. 주민 김영일씨는 “자칫 ‘코로나 도시’라는 오명을 받아 사과가 안 팔리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