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세계 주요 도시의 금융 산업 경쟁력을 측정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순위에서 조사 대상 128개 도시 중 11위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국제금융센터지수는 영국의 컨설팅 회사 지옌(Z/Yen)이 세계 주요 도시의 금융 산업 경쟁력을 평가해 매년 2번 발표한다.

서울은 지난 3월 조사에서 705점을 얻어 12위에 올랐고 이번엔 718점으로 순위가 한 단계 상승했다. 이는 미국 시카고(12위)나 일본 도쿄(16위)보다 높은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금융 산업 육성 계획을 추진하면서 국제 금융 허브(중심)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체 순위를 들여다보면 중국 도시들과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인 홍콩(4위), 상하이(6위)는 물론이고 베이징(8위), 선전(9위)보다도 순위가 낮다. 금융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목표로 하는 국제 금융 허브로 성장하려면 급성장 중인 중국 도시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지수 1위는 미국의 뉴욕이었다. 2위와 3위는 각각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가 차지했다.

서울시의 금융 산업 경쟁력 순위는 2012년과 2015년 6위에 오르는 등 2012~2015년 줄곧 10위 이내에 들었다. 하지만 이후 순위가 급락해 2018년 이후에는 30위 밖으로 밀려났다. 2021년 이후 다시 10위권에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서울시의 순위를 세부 평가 항목별로 보면, ‘미래 부상 가능성(1위)’ 항목에서 가장 후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에 ‘기업 환경(9위)’, ‘도시 평판(12위)’, ‘핀테크(첨단 IT를 접목한 금융 분야·14위)’ 항목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성장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하는 문제가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작년 10월 해외 금융사 100개를 유치하고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내용의 ‘아시아 금융중심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국제금융센터지수 5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