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담긴 ‘한라산 둘레길’이 국가숲길로 재탄생했다. 국가숲길은 산림생태와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국가에서 체계적 운영·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해 지정한 숲길이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한라산 국유림 일대를 둘러싼 과거 일제 병참로(일명 하치마키 도로)와 임도, 표고버섯 재배지 등 임산물 운반로를 이용해 조성한 숲길로, 산림청 지정 국가숲길이 됐다. 2010년부터 연차적으로 9개 구간 65.8㎞(연계길 16.9㎞ 포함)의 숲길로 조성됐고, 연간 84만여 명의 탐방객이 찾는 산림휴양 명소로 자리 잡았다.

둘레길 주변에는 멸종위기 보호종 등 동·식물 254종이 서식하고 있다. 나도은조롱 군락지, 숨은물뱅듸 습지, 80년 이상의 삼나무 조림지, 주요 지질경관 등 생태·경관적 가치가 높다. 무오법정사 항일운동발생지, 4·3사건 현장, 숯가마터, 화전터 등 제주인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흔적도 만나볼 수 있다. 제주시 절물자연휴양림, 서귀포시 자연휴양림, 한라생태숲,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등 산림휴양시설·생태숲과 연계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허문정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민·관 협치의 성과로 한라산 둘레길이 국가숲길로 지정된 것을 널리 알리겠다”며 “둘레길을 산림치유 공간이자 마을의 생태관광지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