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병원./뉴스1

제주대학교병원이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로 6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최악의 경영난에 부딪히자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공식 선포했다.

제주대학교병원은 30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전체 교직원들에게 병원이 처한 경영 위기와 목표한 병상 가동률, 비용 절감 방안 등이 담긴 ‘비상경영체제 운영 방향’이라는 공지문을 발송했다.

제주대병원은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정부가 의료진 업무 가중을 우려해 경증 환자들에게 개인 병·의원에서 치료할 것을 권고하고, 병원 측도 경증 환자를 다른 병원에 전원하거나 퇴원시키면서 70% 수준이던 병상가동률은 40%로 급감했고, 병원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술 건수도 하루 평균 12건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이 상태가 지속하면 올해 재정적자가 지난해 334억원의 2배 수준인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했다.

최국명 제주대 병원장은 공지문에서 “특단의 조치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며 “비상 경영 체제의 핵심은 비용 절감과 단기적으론 수익 유지, 장기적으로는 수익 증대”라고 전했다.

병원 측은 비용 절감을 위해 이미 시행 중인 법인 카드 사용 축소와 직원 대상 무급 휴직 신청·진행에 더해 올해 예산을 전면 재검토해 70% 수준으로 줄이는 등 긴축 재정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의료진 번아웃’을 막는 수준에서 피로도가 높은 쪽은 외래 진료를 줄이고, 가동률이 떨어지는 곳은 반대로 늘려 전체 병상 가동률을 60%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밖에 5월부터 경영 진단 용역을 벌여 내·외부 경영환경을 다시 분석하고, 새로운 중장기 발전 전략을 세우기로 했다.

제주대병원은 2013년 처음으로 1000억원 이상의 의료수익을 올린 후 매년 적게는 6%, 많게는 최대 28% 이상의 수익 성장을 거뒀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환자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334억원이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병원 측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경영진을 포함한 전 부서, 노조가 참여하는 ‘비상경영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올해 2월 말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뒤 3월부터 전면 시행하려 했지만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터지며 이런 계획을 보류했다.

제주대병원 소속 전공의는 104명 중 현재 94명이 집단 사직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