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퇴계 선생 귀향길 재현단' 일행이 경복궁에서 450년 전 퇴계 이황이 임금에게 사직 상소를 올리고 귀향길에 지났다는 길을 따라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채 걷고 있다. /경북도

조선시대 문신이자 학자인 퇴계 이황(1501~1570)은 69세에 이조판서로 임명되자 관직을 사양하고 여러 차례 사직을 청한 끝에 1569년 3월 4일 귀향 허락을 받았다. 고향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더 큰 일을 하길 바랐던 그의 마지막 귀향길이었다.

퇴계 이황이 임금에게 사직 상소를 올리고 떠난 ‘마지막 귀향길’ 재현 행사가 경복궁에서 열렸다. 경상북도와 안동시, 도산서원은 27일 서울 경복궁 사정전에서 ‘퇴계 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 행사’ 개회식을 열고 14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귀향길 재현 행사는 안동 도산서원까지 걸어가며 퇴계 선생이 남긴 인간 존중 정신을 되새기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올해로 4번째다.

이날 개막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 이치억 퇴계 종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재현단 참가자들은 당시 퇴계 선생이 걸어간 길 270km를 하루 20km 이상 13박 14일 동안 그대로 따라 걷는다.

퇴계 귀향길 재현행사 참가자들은 초중고생 17명, 성인 13명,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서원 및 선비문화수련원 관계자 등 45명으로 구성됐다. /안동시

참가자들은 초중고생 17명, 성인 13명,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서원 및 선비문화수련원 관계자 등 45명으로 구성됐다. 퇴계학을 공부하는 학자뿐 아니라 다른 학파의 후손, 기독교인 등도 포함돼 있다고 행사 주최 측은 전했다.

이들은 지금의 동호대교 인근인 두뭇개 나루터부터 경기 여주 배개나루, 충북 충주 가흥창, 제천 청풍 관아, 경북 영주 죽령 옛길 등을 거쳐 5개 광역시와 17개 시군구를 지나게 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실천과 공경, 배려, 존중의 선비 정신을 실천하고 서원을 통한 지방 인재 양성, 지역공동체 형성 등 지방시대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신 퇴계의 가르침을 되새겨 계승·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