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 역사 교육을 비판해온 최문형 한양대 명예교수가 2일 오후 별세했다.

원로 역사학자 최문형(87) 한양대 명예교수가 2일 오후 별세했다. 황해도 해주 출신인 고인은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에서 ‘열강의 동아시아 정책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원래 서양경제사를 공부하다 국제관계사로 방향을 돌려 한국근현대사 연구를 세계사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교수는 생전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의 고교 근현대사 교과서엔 개항 이후 우리가 어떻게 망하게 됐는지 국제 관계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면서 현행 역사 교육을 ‘쇄국화 교육’이라고 비판했다. 또 “근현대사 교과서는 민족 통일 지향의 민중·민족주의에 빠져있다. 감상적 민족주의와 민중 지상에 도취돼 국익까지 소홀해지는 결과가 될까봐 걱정이다”라며 편향적 역사 교육을 우려했다.

최 교수의 학문적 업적은 2001년 한양대 교수를 정년 퇴직한 이후 쏟아져 나왔다. ‘명성황후 시해의 진실을 밝힌다’(2001), ‘한국을 둘러싼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2001), ’국제관계로 본 러일전쟁과 일본의 한국 병합’(2004), ‘러시아의 남하와 일본의 한국 침략’(2007), ‘한국 근대의 세계사적 이해: 역사교육의 쇄국화를 막기 위하여’(2010), ‘일본의 만주 침략과 태평양전쟁으로 가는 길’(2013) 등이다. ‘국제관계로 본 러일전쟁과 일본의 한국 병합’ 등 저서는 일본에서도 출간됐다.

역사학계 대표학회인 역사학회(1988~1990) 회장을 지냈다. 유족은 아내 임난심씨와 딸 최윤정씨·아들 최태훈 건국대 중문과 교수, 사위 서정건 연세서내과원장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3호실, 발인 5일 7시 반. (02)2258-5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