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승강장에서 바닥에 드러눕는 ‘다이인(die-in)’ 시위를 처음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전장연 활동가 2명이 경찰에 연행돼 승강장 밖으로 끌려 나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승강장에서 장애인권리입법 제정을 촉구하는 제1회 출근길 지하철 승강장 다이인(die-in) 행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장연 등 장애인 단체로 구성된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공동투쟁단)’ 관계자 100여 명은 이날 오전 8시쯤부터 서울지하철 한성대입구역 승강장에 누워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고 싶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몸 위에 덮거나 손 피켓을 들고 앉아 노래를 부르며 약 1시간 동안 승강장을 점거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일부 활동가들이 역사 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시위 중인 활동가들을 강제로 퇴거시켰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날 오전 다이인 시위로 인한 열차 지연은 없었다”고 했다.

제지 과정에서 장애인 활동가 2명이 역사 안으로 진입하려다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전장연은 “지하 승강장에 진입하지 못한 전장연 활동가 2명이 서울 성북경찰서로 추가 연행됐다”며 “지난 19일부터 이틀 동안 4명의 활동가가 서울 성북경찰서와 혜화경찰서에 연행됐다”고 밝혔다.

공동투쟁단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결의대회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장애인권리보장법과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평생교육법 등의 조속한 통과와 서울시의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예산 복원 등을 주장했다. 동시에 “22대 국회 출범 1년 내에는 법을 제정해달라”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 각 정당 대표와의 만남도 요청했다.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승강장에서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하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를 경찰이 연행하고 있다. /뉴스1

전장연은 활동가들이 연행된 경찰서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전장연 활동가 4명의 불법 폭력 연행을 규탄한다”며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장애인불법연행의 날로 만들지 말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 19일 오후 9시쯤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기습적으로 벌였다. 이 때문에 1시간 동안 4호선 열차가 혜화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탑승 시위를 마친 전장연은 20일 새벽에 마로니에공원에서 노숙 시위를 했다. 전장연은 지난 2021년 12월 3일부터 지난 8일까지 61번 진행한 지하철 탑승 시위를 멈추고 이날부터 승강장에서 다이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