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동순찰대 대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일대를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동기 범죄와 강력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출범한 경찰청 기동순찰대가 출범 50일을 맞았다. 경찰청 직속 조직으로 서울과 경기남부 각 4개대 388명, 부산과 경기북부 각 2개대 194명, 인천과 경남 각 2개대 194명 등 전국 28개대 2668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신림역과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등 이상동기범죄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광역 단위 전담 조직을 만들어 효과적으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했다.

지난 16일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근처. 기동순찰대 4개팀이 ‘경찰’ 글자가 적힌 검정색 모자와 근무 조끼를 갖춰 입고 모였다. 김용혁 기동순찰 1대장의 지시에 따라 담당구역을 나눠 순찰을 시작했다. 팀당 8명의 대원들이 두 명씩 짝지어 각각 탑골공원 일대를 비롯해 광장시장과 종묘시장 일대를 살폈다. 작년 기준 종로경찰서 112신고 건수(5만 6000건) 중 40% 가량이 이날 순찰구역인 종로 1,3가 일대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대원들은 종로구에 위치한 한 귀금속 상가로 들어가 상인들에게 “최근 별일은 없냐” 물어보며 순찰을 돌았다. 상가에서 귀금속 매장을 운영하는 강병록(69)씨는 “요즘은 보안장치도 잘 돼있고 매장 내에 CCTV도 많이 설치돼 있어 도난범죄는 많이 줄었다”면서도 “아직도 값비싼 제품은 퇴근 뒤에 금고에 넣어놓을 정도로 불안하지만, 경찰이 돌아다니면서 도난이나 관련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 자체가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실제 강씨의 매장 천장에는 CCTV가 1m 간격으로 연달아 설치돼 있었다.

종로 귀금속 생활안전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공창후(70)씨는 “아직도 상인을 속여서 물건을 훔치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사건이 발생했을 때 경찰이 좀 더 빠르게 출동해 대처해준다면 상인들은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경찰청 기동순찰대가 16일 서울 종로 일대를 순찰하며 교통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순찰을 돌며 친해진 주민에게 범죄 해결의 실마리를 얻기도 했다. 김 대장은 “지난 3월쯤 절도로 수배된 범죄자가 있었는데, 순찰을 다니면서 팀원들과 친해진 한 고시원 총무가 ‘동네에 위험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고 해 알아봤더니 바로 그 수배범이라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인근 쪽방촌 골목에서는 한 대원이 설치된 방범용 CCTV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비상벨을 누르고 관제센터와 “작동이 잘 되고 있냐”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이장규(65)씨는 “종로가 외국인 관광객도 많고 화려한 것 같지만 쓰레기도 여기저기 버려져있기도 하고 안전이나 위생에 취약한 곳이 많다”며 “경찰들이 주기적으로 순찰을 다니면서 관리를 해준다면 주민으로서는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기동순찰대는 신고, 테마, 다중밀집지역 등 다양한 분석과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정한 순찰 코스를 ‘도보’로 도는 것이 특징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시도청 범죄예방전략회의를 통해 분석 상황에 따라 순찰 코스를 바꿔 돌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