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들을 홀로 키우던 43세 김경모씨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지자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났다./한국장기기증조직원

8살 아들을 홀로 키우던 40대 아빠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진 뒤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경모(43)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아픈 이에게 새 삶의 희망을 전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16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17일 자택에서 잠을 자다가 갑작스럽게 발생한 뇌출혈로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송된 후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다.

김 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을 기증하여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백여 명 환자의 회복을 도왔다.

김 씨는 8살 아들을 홀로 키우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는데, 아직 어린 아들을 남겨 놓고 떠나야 했기에 가족들이 더 안타까워했다.

김 씨의 가족들은 “가족이 뇌종양 등으로 오랜 병원 생활을 했기에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의 고통을 잘 알고 있었고, 젊은 나이에 떠나기에 좋은 일을 하고 가면 좋은 곳에서 다시 태어날 것 같다”며 기증 이유를 밝혔다.

전라남도 완도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 씨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나서서 돕는 마음씨 따뜻한 사람이었다. 삼성전자 배송 설치 기사로 일하며,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교회를 다니는 생활을 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8살의 아이에게 아빠가 하늘나라에 갔어라고 말하니 그럼, 언제 만날 수 있냐고 묻는다. 나중에 천국에 가면 만날 수 있다고 말해주었지만, 아빠를 찾는 아이에게 하늘에서 아빠가 내려봐 줄 거라는 말 밖에는 해 줄 수 없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먼저 하늘로 떠난 아들에게 김 씨의 어머니는 “경모야, 엄마한테 마지막 갈 때 말 한마디 하고 가지. 엄마가 애들 잘 보살펴줄 테니, 하늘에서 걱정하지 말고 잘 지내. 사랑한다. 아들아”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