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교통공사 용산차량기지에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빈대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특별 살충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국내에서 빈대 의심 신고가 늘어난 가운데, 지하철과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후 빈대를 발견했다는 글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는 대중교통에서 빈대가 증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8일 YTN ‘뉴스라이더’에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서 빈대가 전파‧확산될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대중교통은 빈대가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양 교수는 “대중교통은 사람들이 계속 머무르는 곳이 아니고 탔다 내렸다 한다”며 “또 빈대는 야간활동성으로 이른 새벽에 흡혈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낮 동안 밝은 곳에서는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하철이 움직이면서 진동이 발생하고, 사람 체온이 느껴지니까 간혹 빈대가 틈새에 숨어 있다가 기어 나오는 경우는 있긴 하다”면서도 “대중교통이 빈대가 번식‧증식하는 수단으로는 이용되지 못한다”고 했다.

양 교수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빈대 피해가 극심한 프랑스 등 일부 국가의 상황과는 다르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는 열 집 걸러서 한 집씩 빈대가 서식할 정도로 굉장히 밀도가 높고 또 살충제 저항성 때문에 잘 방제가 안 된다”며 “그렇다 보니 대중교통 등으로 확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최근 기차와 지하철 등을 이용한 한 시민이 자신의 트렌치코트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며 온라인에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서는 “(사진 속 벌레는) 빈대가 맞다”고 했다. 이어 “빈대 밑에 혈흔이 까만 것으로 보아 흡혈한 지 이틀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틀 전에 이미 누군가를 통해서 대중교통으로 옮겨졌고, 우연히 그분의 옷에 붙어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빈대가 옮겨 붙지 않았을까 의심이 된다면 집에 들어가기 전에 현관에서 외투를 벗어 털어내면 된다”며 “털어내면 진동이 있기 때문에 빈대가 기어서 나와 뚝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쪽 주머니도 뒤집어서 확인하고 털어낸다면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양 교수는 “최근 빈대가 논란이 되고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은 대중교통에 퍼져서 피해를 주는 그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라며 “그렇게까지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