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3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 중간 성과를 16일 발표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마약류 사범 3670명을 검거하고 이 중 909명을 구속했다. 검거 인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3033명) 대비 21%가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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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수사 성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지난 4월 강남 마약 음료 협박 사건을 계기로 국수본부장과 각 시도경찰청장을 단장으로 한 마약 합동단속 추진단을 구성해 마약 범죄 수사 및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집중단속 3개월(2022.3.1~5.31) 동안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총 3670명으로 이 중 909명이 구속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133명(30.9%)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21.8%·40대 15.6% 등의 순이었다. 마약류 사범의 주 연령층이 2030세대임이 확인된 것이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도 전체 검거 인원의 15.6%인 574명이었는데, 전년동기 대비 25.6%가 증가한 수치다. 국적별로는 태국(293명), 중국(140명), 베트남(100명) 순으로 많았다.

이번 단속에서는 마약류 밀반입이나 판매 등 공급 사범 검거 인원이 1108명이었고, 필로폰 압수량도 37.9kg(126만명 동시 투약분)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늘어났다. 경찰 측은 “마약 확산 방지를 위한 유통 차단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한 이번에 적발된 마약류 사건 총 3건·14명에 대해서는 ‘범죄단체 조직죄’(형법 제114조)를 적용, 송치해 수사 초기부터 조직화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해외에서 출발한 항공특송화물에 필로폰과 케타민 등 마약류를 은닉해 밀수입한 뒤 국내에 유통시킨 일당도 최근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마약 범죄 일당에게서 압수한 마약 밀반입용 야구배트 2개와 자전거 안장 2개. 일당은 열고닫기가 가능한 야구배트 상단 부분과 자전거 안장 등에 비닐로 포장한 필로폰과 케타민 등을 숨겨 국내로 반입해 유통시켰다. /서울경찰청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태국, 미국 등 해외에서 출발하는 항공특송화물을 이용해 자전거 안장, 주방용기 등에 마약류를 숨겨 국내에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일당 8명을 검거했고, 이중 4명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 검거 과정에서 필로폰 506g, 케타민 527g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내국인과 중국인으로 구성된 밀수입책들은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총 5회에 걸쳐 태국에서 자전거 안장, 주방용기 등에 마약류를 은닉한 뒤 항공특송화물로 밀수입했다. 국내 유통책은 이렇게 밀수입된 마약류를 골목길 에어컨 실외기 하단, 미리 주차해둔 오토바이 수납함에 숨겼다. 이후 수거책이 특정 지역으로 이동해 수거한 뒤 케타민과 필로폰을 판매했다. 국내 판매책 중 일부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필로폰이 은닉된 택배 상자를 고속버스터미널 수화물로 배송해 투약자에게 건네기도 했다.

이번 적발은경찰이 지난 2021년 7월 텔레그램의 특정 채널에서 마약류를 판매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텔레그램에 직접 접속해 위장거래를 한 후,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통해 국내 판매책 및 밀수입책을 순차적으로 검거하였다고 한다. 이후 밀수 마약류를 국내에서 수령한 피의자들의 진술 등을 확보해 해외 거주 공범들의 인적 사항을 특정했다고 한다. 공범 가운데 사망한 한 명을 제외한 2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의 안전과 사회를 좀먹는 마약류를 척결하기 위해 강력한 단속을 지속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