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행안부는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이라고 정정했다./연합뉴스

31일 오전 서울시가 이른 아침부터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경계경보는 곧 해제됐으나 위급 상황을 알리는 경보에 기본적인 대피 정보가 빠져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이날 발송한 긴급재난문자 내용은 ‘[서울특별시] 오늘 6시32분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이다. 공백을 포함해 90자였다.

10여분 뒤 행정안전부는 “서울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린다”며 정정 문자를 보냈다. 서울시도 오전 7시26분에 경계경보 해제를 알리면서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해 위급 안내문자가 발송됐다”고 뒤늦게 이유를 적었다.

오발령 책임 소재와는 별개로, 온라인에선 위급재난문자에 대피 정보가 빠져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유도 없이 무작정 대피하라는 게 어딨냐” “실제였으면 어떡할 뻔했나” “미사일 발사인지 지진인지도 안 알려줬다. 무슨 상황인지 알아야 방공호를 가든 탁 트인 운동장이라도 가든 할 것” “경보 문자 받고 국민이 직접 대피 정보를 찾아봐야 하나” 등의 반응이 다수 올라왔다.

위급재난문자 발송 이후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이날 오전 6시43분부터 5분여간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시민들이 네이버에 몰려들었던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측은 “위급 재난문자 발송으로 인한 접속 트래픽 증가로 몇 분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며 “(접속 장애) 인지 후 비상 모니터링 대응 중이며 현재는 정상화 됐다”고 했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조선닷컴에 “기본적인 정보가 빠진 재난 문자는 오히려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위험이 있다”며 “지진 경보가 자주 발령되는 일본은 재난 문자에 가까운 대피소나 행동 요령 등 상세하게 안내하지만 한국은 평소에도 재난 경보에 기본적인 안내가 부족한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 경계경보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1일 오전 발송된 서울특별시 경계경보 안내(위)와 일본 오키나와현에 발송된 재난문자 메시지(아래). 일본 경보 안내문에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하로 대피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연합뉴스, 트위터

일본 정부도 이날 오전 오키나와현에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발령하면서 ‘미사일 발사, 미사일 발사.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입니다.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십시오. 총무부 소방청’이라는 내용을 보냈다. 경보를 발령한 이유와 대피 장소가 간략하게 적혀있었다.

이날 발송된 경계경보 내용은 ‘재난문자방송 기준 및 운영규정’에 명시된 표준 문구다. 서울시 관계자는 문자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에 대해 “오늘 표준 문구대로 발송됐으나 수정은 가능하다”면서도 “입력할 수 있는 글자수가 제한돼 대피 요령을 담기엔 한계가 있고, 이런 내용은 평소 민방위 훈련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경계경보는 화생방무기를 포함한 적의 항공기·유도탄 또는 지·해상전력에 의한 공격이 예상될 때 발령한다. 공격이 임박하면 ‘공습경보’를, 화생방 공격 확인시엔 ‘화생방경보’를 보낸다. 이후 공격이 멎고 추가 공격이 예상되지 않으면 경보해제가 이뤄진다.

인근 지하대피소를 확인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안전디딤돌’ 앱을 통해 원하는 지역의 민방위 대피소 위치를 검색하거나 국민재난안전포털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