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 앞서 청소년 발명 전시회장을 찾아 '발로 밟는 우산 건조기'를 시연하고 있다. /뉴시스

페달을 밟으면 우산이 빙글빙글 돌아가 물기를 털 수 있는 ‘발로 밟는 우산 건조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까지 받은 이 발명품을 만든 건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동해광희고 최서윤양이다. 최근 열린 발명의 날 기념식 특별 전시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밟아 체험해 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4일 한국발명진흥회에 따르면 2022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에서 최양의 밟는 우산 건조기가 우수상격인 과기부 장관상을 받았다. 비 오는 날 젖은 우산을 친환경적이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으로 실내에 보관하겠다는 취지로 발명됐다. 전기나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도 우산의 물기를 제거하고자 했다.

그렇게 떠올린 아이템이 ‘탈수기’였다. 원심력을 원리로 빨래나 채소 등의 물기를 제거하는 탈수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밟는 우산 건조기를 제작했다. 이 건조기는 우산을 펼쳐 넣는 돔, 거치대, 회전대, 페달, 물탱크 등으로 구성됐다. 돔에 우산을 펼쳐 넣고 페달을 밟으면 우산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물기가 털린다.

밟는 우산 건조기는 윤 대통령이 직접 시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발명의 날 기념식’ 행사에 앞서 윤 대통령은 청소년 발명 전시회를 관람했는데, 여기에서 밟는 우산 건조기를 포함한 여러 발명품을 관람하고 청소년들을 격려했다. 대통령실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보면, 윤 대통령은 건조기 페달을 직접 여러 차례 밟아보고 최양의 설명을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 앞서 청소년 발명 전시회장을 찾아 '발로 밟는 우산 건조기'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양은 지난 23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발명 계기와 원리 등을 자세히 밝혔다. 최양은 발명 계기에 대해 “비 오는 날 교내에 우산을 가지고 다니면 복도와 교실이 미끄러워져서 넘어지고 다치는 친구들이 생기고, 건물 내부가 더러워지는 것을 느꼈다”며 “그런데 일회용 보관 비닐을 사용하면 현재도 심각한 환경오염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산을 효과적으로 털기 위해서는 무조건 우산을 펴서 건조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어야 하므로 전기와 모터 등의 기계들을 쓰지 않는 방법을 떠올렸다. 그러다 탈수기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밟는 우산 건조기 도안은 최양이 직접 손으로 그렸다. 최양은 “캐드나 포토샵 같은 전문적인 프로그램들을 다루지 못해서 전체 도안과 부분 도안을 직접 손으로 다 그리면서 작품을 구체화했다. 이 과정이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가장 재밌기도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시연해 본 것에 대해서는 “직접 발명한 작품에 대해 칭찬받아서 그 어느 때보다 뿌듯했고, 어떤 것보다 값진 보상을 받은 것 같았다”며 “시연하신 후에 수고 많았다고 격려를 해주셨는데, 그때는 대통령님을 뵌다는 사실만으로도 꿈만 같았다”고 했다. “당시에 너무 떨리고, 긴장도 많이 해서 작은 실수를 했는데, 지금 돌아봤을 때 이 부분이 조금 아쉽다”고도 했다.

현재 밟는 우산 건조기는 특허출원을 마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최양은 “세상에 이롭고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환경 보호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발명품을 하나 더 발명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어떤 일을 시작하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발명도 일단 주변에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작은 성공을 경험하고, 또 조금 더 큰 것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실패를 마주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 실패를 이겨내면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