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총학생회가 축제인 ‘대동제’에 ‘남혐(남성 혐오)’ 논란이 일었던 인디밴드 ‘새소년’을 섭외했다 몰매를 맞았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축제를 보이콧 하겠다”, “섭외 철회를 할 때까지 (총학생회에) 항의 메일을 보내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한국 사회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젠더 갈등’이 대학 축제에도 불거질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600주년 기념관 전경. /성균관대 제공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총학생회는 11일부터 이틀간 개최될 예정인 학교 축제 대동제 ‘해방’에 참여할 아티스트를 지난 5일 공개했다. 총학생회측이 공개한 아티스트로는 ‘YB(윤도현 밴드)’. ‘ITZY(있지)’, ‘싸이’와 함께 인디밴드 ‘새소년’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자 성균관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새소년의 보컬 담당이자 리더인 황소윤(26)씨의 과거 행적과 관련한 게시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2020년 황씨는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N번방’ 사건 발생 당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 관망하지 않아야 할 이유, 침묵과 중립은 결국 괴롭히는 사람 편에 서는 것’이라는 의견을 남기며 한 편의 글을 게시했다. 그 글에는 ‘모든 (한국) 남자들은 잠재적 범죄자’라는 ‘남혐(남성혐오)’으로 비칠 수 있는 문장이 포함돼 있었다. 이 밖에도 황씨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경석 상임대표가 지하철 탑승을 거부 당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간접적으로 전장연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또한 황씨는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씨와도 평소 친분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유씨가 새소년 뮤직비디오에 출연하자 새소년 팬덤은 트위터상에서 “유아인을 뮤직비디오에 출연시킨 것이 소속사의 뜻인지, 황씨의 뜻인지 명백히 하라”는 멘션을 올리기도 했다. 유씨는 지난 2017년 트위터에서 여성 유저들과 말다툼을 하다 ‘여혐주의자(여성 혐오 주의자)’로 불렸다.

인디밴드 '새소년'의 리더 황소윤씨가 개인 소셜 미디어(SNS)에 올린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학생들은 “당장 섭외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축제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왜 남자인 나를 혐오하는 사람에게 등록금을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가 전장연이 주로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이는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부근에 위치한 만큼, 전장연의 탑승 시위로 통학에 어려움을 겪었던 학생들은 황씨가 전장연을 지지한 것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성균관대 4학년생 이모(24)씨는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라며 “총학생회가 굳이 남혐 논란이 있는 밴드를 섭외해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새소년 섭외를 지지하는 학생들은 “가수는 음악만 잘 부르면 된다”며 “가수의 개인적인 정치 성향과 음악 실력은 철저히 별개이며, 새소년은 충분히 축제에 초대될 자격이 있는 실력파 밴드”라고 주장했다. 또한, “2001년에 대마초 투약 혐의로 입건됐던 싸이(본명 박재상)에 대해서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느냐”며 새소년 섭외를 비판하는 학생들의 ‘이중잣대’를 비판했다.

싸이는 지난 2001년 대마초를 투약하다 적발돼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학생은 “대마초 투약은 적어도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지만, 남혐은 사회 갈등을 불러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고 반박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학교가 아니라 총학생회가 직접 섭외한 상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섭외 철회 없이 그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새소년은 2017년 데뷔한 인디밴드로 2018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황씨는 새소년의 원년 멤버로, 지난 3월 솔로 앨범 발매 당시 방탄소년단(BTS) 리더 RM(본명 김남준)과 함께 음반 작업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