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안에 있는 '용산기지 홍보관' 모습. 정부는 지난해 주한미군이 반환한 용산기지 부지 중 대통령실과 인접한 약 30만㎡(9만평)를 어린이정원으로 조성해 4일 시민에게 개방한다. /뉴시스

서울 용산의 30만㎡(9만평) 부지에 조성된 용산어린이정원이 4일 시민에게 개방된다. 어린이정원은 작년 반환된 용산 미군 기지 부지를 활용해 대통령실 청사 앞에 만든 공원으로, 이곳 부지가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건 120년 만이다.

주요 시설로는 용산어린이정원을 소개하는 종합안내센터, 용산 기지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홍보관, 용산 기지 관련 이야기가 담긴 기록관 등이 있다. 약 7만㎡의 잔디 마당, 전망 언덕, 어린이 축구장과 야구장이 마련된 ‘스포츠 필드’도 있다. 전망 언덕에서는 정원 전체와 용산 도심을 바라볼 수 있다. 방문객은 전망 언덕에서 대통령실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스포츠 필드’에 마련된 축구장에서는 대통령실 초청 전국유소년야구대회와 축구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정원 서쪽의 주 출입구는 일본이 한반도 침략을 위해 설치한 ‘한국주차군사령부’ 정문이었다. 광복 이후에는 미 7사단 사령부 정문으로 사용됐다. 정부는 “미군 기지의 특색을 최대한 살리되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여가 공간을 추가로 조성했다”고 밝혔다.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

정부는 “군사 시설이었던 부지 특성을 고려해 환경 모니터링을 면밀히 시행했고, 정원 이용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작년부터 실내 5곳과 실외 6곳의 공기 질 측정을 3차례 진행했다. 정부는 “임시 개방된 전 지역에 15㎝ 이상 흙을 덮고 잔디를 심는 등 기존 토양과 최대한 접촉을 차단하는 추가 안전 조치를 시행했다”고 했다.

정부는 작년 대통령실 이전을 계기로 용산 기지 약 243만㎡(74만평) 중 약 58만4000㎡(18만평)을 반환받았고, 이 중 대통령실과 인접한 9만평가량을 어린이정원으로 만들었다. 용산 기지에는 1882년 청나라 군대를 시작으로 일본군, 미군이 주둔했다. 일본군이 주둔을 시작한 1904년부터 120년 동안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었다.

용산어린이정원의 운영 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신원 확인 등의 이유로 출입 인원이 하루 3000여 명으로 제한된다. 용산어린이정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통해 입장할 수 있으며, 기존에 방문 기록이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 즉시 입장도 가능하다. 어린이날 연휴를 앞두고 정원 방문을 계획한 이들이 몰리면서 개방일인 4일부터 오는 8일까지는 예약이 모두 완료됐다.

정원 관계자는 “5월 가족의 달을 맞아 캐릭터 전시나 화분 만들기, 페이스 페인팅 등 아이들을 위한 행사와 클래식 음악 공연 등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행사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