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3시쯤 서울 은평구 구파발역 인근에서 경찰이 ‘전방 적색 신호 시 우회전 전 일시정지’ 위반 차량을 단속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3시쯤 서울 은평구 구파발역 인근. 경찰의 ‘전방 적색 신호 시 우회전 전 일시정지’ 단속이 시작된 지 2분 만에, 시민 양모(64)씨는 신호 위반으로 경찰 단속에 걸렸다. 양씨는 “일시정지 했는데 앞에 버스가 서 있어서 사고 날까봐 이동한 것”이라며 “신호 위반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관은 “신호 위반이 맞다”며 “계도 기간 3개월이나 거쳤고, 작년부터 우회전 (신호 위반 단속) 강화된다고 말씀 드렸다”고 했다. 이날 서울 은평경찰서가 단속을 벌이는 40분 동안 총 20대가 신호 위반으로 적발됐다. 2분에 1대 꼴로 단속에 걸린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16대는 계도했고, 4대는 직접 단속했다”며 “홍보가 아직 부족한 것 같아, 더 많이 홍보해 시민들에 알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개정돼 3개월의 계도 기간을 거쳤지만 현장에선 적색 신호 시 일시정지 규정을 어기는 차량은 적지 않았다. 해당 규정 위반이 단속에 적발되면 승합차 7만 원, 승용차 6만 원, 오토바이 4만 원의 범칙금을 내야 한다.

시민 상당수는 지난해 7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려 할 때 일시 정지’ 의무가 신설된 데 이어 반년 만에 다시 우회전 규제가 추가된 것을 두고 “적응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운전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단속에 걸린 이모(41)씨는 “보행자 신호가 녹색 신호일 때 정지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차량 신호가 적색 신호일 때 멈춰야하는 것은 몰랐다”고 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박모(53)씨는 신호위반으로 경찰 단속에 걸린 뒤 “(차량 신호 적색 시 일시정지) 당연히 알고 있었고 정차 했는데 ‘지면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표현이 정확히 무엇인지 개념을 설명해줬으면 좋겠다”며 “지면에 몇 초를 머물러야 일시 정지로 인정되는 것인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단속에 걸린 택시 기사 곽모(68)씨는 “일시정지 해야하는 것 알고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앞차에 신호가 가려져서 제대로 서지 못했다”며 “벌금 6만원에 벌점까지 15점이라 과한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제대로 지키려면 운전자들은 교차로 우회전 때 시야에 사람이 들어오면 일단 차를 한 번 완전히 멈춘 뒤 지나가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은평경찰서 교통안전계 오현종 경사는 “보행자가 완전히 건넌 것을 확인한 뒤 우회전 해야 한다”며 “차량 신호등이 적색 신호일 때도 일시정지한 뒤, 보행자가 없으면 우회전을 하면 된다”고 했다. 또 “적색 신호시 차량 정지선에 정지해야 되고, 원칙적으로는 차량 정지선 지난 뒤 보행자 발견하고 멈추면 위반 사항”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