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전 대위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여권법 위반 및 도주치상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후 여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유튜버 이준희(활동명 구제역)씨를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 전 대위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이 전 대위는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마치고 나오던 중 이씨와 시비를 벌이고 주먹으로 그의 얼굴을 한 차례 때린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 손으로 이씨의 휴대전화를 쳐 땅에 떨어뜨린 혐의(재물손괴)와 공개된 장소에서 이씨에게 욕설한 혐의(모욕)도 있다.

앞서 이씨는 이 전 대위가 여권법 위반 혐의 첫 공판을 마치고 나오자 그를 따라가 “6년째 신용불량자인데 채권자에게 미안하지 않나” 등의 질문을 반복하다 폭행당했다. 이후에도 휴대전화를 들이밀고 “법정에서 나를 폭행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채권자들에게 미안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계속된 질문 공세에 이 전 대위는 이씨에게 “니 인생이나 신경 쓰라”고 말하기도 했다.

20일 이근씨가 서울중앙지법 열린 첫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의 인터뷰 도중 한 유튜버의 휴대폰을 쳐내고 있다./TV 조선

당시 이씨는 현장에서 경찰에 폭행 사실을 신고했고 재물손괴와 모욕 혐의로 이 전 대위를 고소했다. 또 이튿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가 질 것이 뻔한 싸움일지라도 이근 얼굴에 주먹 한 방 날리고 싶다. 승패 관계없이 제안에 응한다면 두 번 다시 당신을 언급하지 않겠다. 남자라면 빼지 말고 한판 붙자”며 이 전 대위에게 공개 결투를 신청하기도 했다.

이에 이 전 대위는 지난 25일 입장문을 내고 이씨의 제안을 ‘조건부 수락’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내건 조건은 ‘구제역 유튜브 채널을 영구 삭제할 것’ ‘이근을 다시 언급하지 않을 것’ ‘폭행·재물손괴·모욕으로 고소한 사건을 취하할 것’ ‘무규칙 맨몸 싸움을 진행하고 서로 폭행·살인미수로 고소하지 않을 것’ ‘결투로 얻은 수익금 전액은 국가유공자에게 기부할 것’ 등이다.

한편 경찰은 조만간 이 전 대위를 불러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