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형(64)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작년 6·1 지방선거 후보 시절 동대문 구석구석을 9번 돌며 주민들 여론을 들었다고 한다. 동대문구를 제대로 알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지난 8일 본지 인터뷰에서 “낙후한 동대문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재개발·재건축을 적극 지원하고 경동시장 등 전통시장에 야시장(夜市場)을 만들어 청년을 불러모으겠다”고 했다. 그는 또 “동대문구는 서울 25구 중 둘째로 녹지 공간이 적다”며 “지역 내 곳곳에 꽃을 심어 꽃 피는 도시, 걷기 좋은 도시로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 28년간 국정원에서 일한 그는 작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에 처음 도전해 당선됐다.

-낙후한 이미지의 동대문을 어떻게 변화시키겠다는 건가.

“청량리를 중심으로 천지개벽 중이다. 청량리역에는 GTX B·C노선과 지하철 수인분당선, 경전철 면목선·강북횡단선이 통과하는 복합환승센터가 생긴다. 청량리와 부산 해운대를 연결하는 KTX 이음 노선도 2024년 개통한다. 드론택시 정류장도 만들어 인천공항, 김포공항과 연결할 계획이다. 서울역에 버금가는 교통 허브로 만들 것이다. 청량리역 복합환승센터 일대는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고층 주상복합 단지로 거듭난다. 또 동대문에 있는 카이스트·경희대·한국외대·서울시립대 등 대학과 서울시가 홍릉 일대에 추진 중인 바이오허브밸리를 연결해 동대문을 바이오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려고 한다.”

-동대문구에는 전통시장이 많다. 활성화 계획이 있나.

“경동시장과 약령시장 일대에 야시장을 열 계획이다. 경동시장 옥상 주차장에는 오는 3월 푸드트럭 20~30대로 ‘푸드트럭 야시장’을 만들려고 한다. 청년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는 경동시장 ‘스타벅스 경동1960점’과 함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주차장도 지을 생각이다. 약령시장은 오후 6시면 문을 닫는데 여기에 상설 야시장을 열어 젊은이들의 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한의학 도서관도 만든다. 야시장을 열면 동대문이 ‘밤의 도시’가 될 것이다.”

-패션 봉제 산업 관련 조직을 구청에 설치한 이유는.

“동대문구에는 용신동, 답십리동, 장안동 일대에 영세한 패션 봉제 업체 3000여 곳이 있다. 동대문구 세수(稅收)의 4분의 1이 패션 봉제 산업에서 나온다. 그런데 그동안 너무 신경을 안 썼다. 지난달 구청에 패션의류봉제팀을 신설하고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용신동에 패션 봉제 복합지원센터도 만든다.”

-걷기 좋은 동대문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배봉산과 천장산, 중랑천, 정릉천 산책로를 정비하고 백일홍, 코스모스 등 철따라 다양한 꽃을 심을 계획이다. 작년에 중랑천에는 튤립 10만송이를 심었다. 올봄에 중랑천 일대가 튤립 꽃밭이 될 것이다. 이 외에도 곳곳에 꽃을 심어 녹지 공간을 확보하고 주민들이 즐겁게 걸을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