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오후 10시 42분, 11시 1분에 119에 직접 전화를 걸어 구조 요청을 한 신고자 2명이 결국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가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각은 그날 오후 10시 15분이었다. 특수본은 이 사실이 경찰이나 소방의 당시 부실 대응을 입증할 수 있는 유력한 정황 근거라고 보고 있다. 신고자들이 참사 이후 45분 가까이 생존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경찰과 소방이 초동 대응을 제대로 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30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사고가 발생한) 10시 15분 이후에 계속적으로 사망자를 줄이거나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본다”며 “오후 10시 42분, 11시 1분에 119 신고를 하신 분들이 있었는데 결국 사망했다”고 밝혔다.

소방청에 따르면, 참사 당일 오후 10시 15분부터 이튿날 0시 56분까지 총 100건의 119 신고가 접수됐는데 이 중 2명이 신고를 하고도 사망했다고 한다. 다만 이들은 119 상황실과 연결됐지만 소방관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는 못했다.

특수본 김동욱 대변인은 “(사고가 발생한) 10시 15분 이후에도 구조 활동이 진행됐어야 한다”며 “사고 전후 소방 활동이 적절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특수본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이 국회 증언과 달리 오후 10시 36분에 처음 사고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총경은 지난 16일 국회에 증인으로 나와 “대략적인 위급 상황을 파악한 것이 오후 11시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경은 이보다 24분 앞선 오후 10시 36분에 무전으로 “이태원에 가용 경력, 형사1팀부터 해가지고 여타 교통경찰관까지 전부 보내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특수본 김 대변인은 “(이 총경이 첫 인력 동원 지시를 내린) 10시 36분 무전 내용에 대해 이 총경을 조사했고 당시 수행 직원, 10시 36분 전후로 통화했던 직원들 모두 조사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이 이 총경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