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이태원 압사 참사 사고 수사를 맡은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 현판이 설치되어 있다. /뉴스1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과 이태원역장, 용산구 부구청장 등 이태원 사고 관련자 9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이로써 현재 특수본에 입건된 피의자는 총 17명이다.

23일 특수본 김동욱 대변인은 서울 마포구 특수본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수사를 통해 확보한 객관적 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9명을 추가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서는 박성민 전 서울청 정보부장(경무관)과 용산서 정보과 직원이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됐고 송모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과 정모 전 서울청 상황3팀장이 업무상과실치사상혐의로 입건됐다. 박 경무관은 앞서 입건된 김모 용산서 정보과장(경정) 등 정보과장들이 모인 단체대화방에서 ‘압수수색과 감찰 등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지시를 받은 김 경정은 핼러윈을 앞두고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취지의 정보 보고서를 작성했던 용산서 소속 정보관을 상대로 해당 보고서 삭제를 지시하고 회유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특수본 관계자는 “아직까지 박 경무관보다 윗선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태원역장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됐다. 당시 이태원역에 평소보다 많은 승객이 몰렸는데도 불구하고 무정차 통과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참사 당일 이태원역 이용객은 총 13만131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핼러윈을 앞둔 토요일보다 3만4000명이나 많은 수준이었다. 김 대변인은 “역장은 승객이 개찰구에서 카드를 태그할 때마다 (인원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일정 숫자 이상의 인원이 몰리면 서울교통공사 관제센터에 무정차 통과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용산소방서에서는 최성범 서장 외에 현장지휘팀장 1명도 추가로 입건됐다. 김 대변인은 “지휘 팀장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 소방서장의 지휘 선언 전까지 현장 지휘 책임자로서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사고 발생 이후 충분히 적절한 구호 조치가 이뤄졌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 용산구청에서도 부구청장과 안전건설교통국장, 재난안전과장 등 3명이 추가로 입건됐다. 구청 차원에서 세웠어야 하는 적절한 안전 대비 계획과 사후 사고 처리 과정 등이 미흡했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서 경찰에 입건된 피의자는 총 17명이다. 경찰은 앞서 피의자로 입건했던 이임재 전 용산서장(총경)과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 최 용산소방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김모 전 용산서 정보과장 등 주요 피의자에 대해 이번주 조사를 마치고 다음주 중으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