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추위 없는 늦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후 겉옷을 손에 든 시민들이 광화문네거리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入冬)’을 지나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왔지만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늦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절기상 소설인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21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1.5~11.3도로 평년기온(영하 3.4도에서 영상 6.4도)을 5도 안팎 상회했다. 21일 낮 최고기온은 12.9~20.9도로 역시 평년기온(8.2~15.0도)보다 높았다.

서울의 최고기온은 평년기온보다 6.4도나 높은 16.2도까지 올랐고, 제주 제주시는 최고기온이 20도까지 상승하면서 평년기온을 5.1도나 웃돌았다.

22일 모기 관련 트위터./트위터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인해 모기 개체수도 늘어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까지 디지털 모기측정기(DMS)를 통해 채집된 모기 수는 1157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457마리)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작년에는 10월 넷째 주(355마리)에서 11월 첫째 주(277마리)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모기 수가 감소했는데, 올해는 10월 마지막주(389마리)보다 11월 첫째 주(600마리)에 모기가 대폭 늘어났다.

실제로 온라인상에는 “이제 12월인데 모기에 물리는 게 맞나. 언제 없어지나” “언제 추워지나. 더우니까 자꾸 모기가 생긴다” “11월 말에 모기들이 설치는 게 말이 되나” “새벽에만 모기 4마리 잡았다” 등의 경험담이 잇따랐다.

모기는 기온이 16도 이하로 떨어져야 활동을 멈추기 시작하고 낮 평균 기온이 13도 이하로 내려가야 완전히 활동을 멈추는데,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14도로 여전히 모기가 활동 가능한 환경이다.

포근한 날씨를 보인 20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시민들이 겉옷을 벗은 채 걸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초겨울을 앞두고 이상 고온 현상이 벌어진 이유로는 ‘북극진동’이 찬 공기를 북극에 가둬 찬 공기가 한반도로 들어오지 못하는 점이 꼽힌다. 북극진동은 북극을 뒤덮은 찬 공기의 극소용돌이가 수일에서 수십일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또 한반도 남쪽으로 고기압이 자주 발달한 것도 기온을 올린 요인이다. 우리나라 남쪽에 고기압이 통과하면 서쪽에서 동쪽으로 대기의 흐름이 원활해지는데 서쪽의 온난한 바람이 유입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기압계가 바뀌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 추세가 이달 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