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MBC 소수노조인 제3노조는 11일 성명을 통해 MBC가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기사로 도배를 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을 사유재산처럼 악용한다고 비판했다.

제3노조는 “MBC 뉴스데스크는 11월 10일 ‘전용기 탑승 배제’ 리포트를 7개나 방송했다. 스포츠를 제외한 일반뉴스 리포트 23개 가운데 3분의 1을 해당 기사로 도배한 것”이라며 “SBS 8뉴스가 1개, KBS 뉴스9가 3개의 리포트를 방송한 것과 비교해 지나친 편집이었다”고 했다.

제3노조는 “아무리 MBC가 당사자라 해도 공영방송을 사유재산처럼 악용했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런 MBC가 ‘전용기 사유재산 아냐’라는 제목을 달고 대통령실을 비난하는 것은 코미디 같았다. 옛 속담에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람 풍 하라’ 했는데 빈말이 아닌 듯하다”고 했다.

이어 “기사 내용도 살벌했다. ‘취재 제한이고 취재 거부인 셈’, ‘학계에서도 언론 통제 행위’, ‘한겨레는 반민주주의적 결정이라고 지적’. 누가 들으면 윤석열 정부가 기자실이라도 폐쇄한 줄 알겠다”고 했다.

제3노조는 “2007년 5월 21일 노무현 정부는 37개 정부부처 기자실을 3곳으로 통폐합하고, 기자들이 허가 없이 공무원을 만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그날 MBC 뉴스데스크는 관련 리포트 1개를 보도했다. 5월 29일 노무현 대통령은 기자실 폐쇄를 검토하라고 국정홍보처에 지시했다. 그날 MBC 뉴스데스크는 관련 리포트 2개를 보도했다. 그때 MBC 사장이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인 최문순이었다”고 했다.

제3노조는 “방송기자연합회와 한국기자협회는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배제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 탄압’이라며 규탄했다고 한다. 80년대 언론통폐합까지 거슬러 갈 것도 없이, 노무현 정부 때의 기자실 폐쇄와 접촉 금지보다 전용기 탑승 배제가 더 중요한 일이라는 뜻”이라며 “이른바 ‘진보 언론인’들의 편향성이 국민의 상식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잘 보여준다. 언론자유는 언론인에게 보장되는 것이다. 세상에 정당 선동기관 같은 집단이 언론자유를 주장하는 나라는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9일 MBC 출입기자들에게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이어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 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다.

이에 MBC는 입장을 내고 “언론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