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현장 앞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은 외국인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뉴스1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쓰러진 희생자들을 구하려 밤새 심폐소생술(CPR)을 했던 한 파키스탄 의인(義人)의 사연이 전해졌다.

2일 JTBC에 따르면, 파키스탄인 무함마드 샤비르는 휴가를 맞아 지난달 친형 아메드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한국의 핼러윈 문화가 궁금해 지난달 29일 형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고 한다.

그날 많은 인파를 간신히 뚫고 나왔을 때 샤비르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시민들을 봤다고 했다. 파키스탄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샤비르는 즉시 구조활동에 나섰다.

샤비르는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15~20명 정도에게 CPR을 했다”며 “사람들의 맥박과 호흡을 체크하고 반응 단계를 지켜봤으나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고 말했다.

형 아메드도 “슬프고 마음이 아팠다”며 “집에 가서도 그들(희생자)을 위해 기도했다. 신이 그들과 함께하기를 빌었다”고 했다.

이날 샤비르의 응급 처치 덕에 4명의 시민이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쓰러진 시민에게 응급 처치를 하는 샤비르의 모습이 찍힌 영상도 공개했다.

샤비르 형제는 다음날 오전 7시30분까지 현장에 머무르며 사고 수습을 도왔다고 한다. 아메드는 “피곤했지만 괜찮았다”며 “한 인간으로서 해야할 일을 했기 때문에 기뻤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생명을 살리지 못한 점은 아직도 슬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