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태국 유학생의 부모가 시신 송환 비용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태국 방콕포스트가 1일 보도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이번 참사의 유일한 태국인 희생자인 사곤 나치타(27)씨의 부모는 딸의 시신을 본국으로 송환해 장례를 치르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40만밧(약 1500만원)의 송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친척들에게 돈을 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치타씨는 태국에 있는 한 대학의 한국어학과를 졸업한 뒤 태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그러나 코로나로 수업이 중단되자 공부를 더 하기 위해 한국에 와서 서강대 어학원의 한국어 과정을 다녔다. 나치타씨는 어학원 친구들과 이태원을 방문했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외국인은 태국, 미국, 중국, 러시아 등 14개국 26명이다. 이 중 일부는 나치타씨처럼 며칠째 본국으로 송환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조카로 확인된 미국인 앤 마리 기스케(22)씨도 아직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 안치돼 있다. 켄터키대 간호대 3학년생인 기스케씨는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 동아리 회원이었을 정도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한양대 간호학과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 그는 생일 이틀 뒤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미 오하이오가 지역구인 브래드 웬스트럽 공화당 하원의원은 31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우리 가족은 조카딸인 앤 마리 기스케의 사망을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다. 웬스트럽 의원은 기스케 부모의 성명도 의원실 홈페이지에 함께 올렸다. 기스케의 부모는 “우리는 앤 마리를 잃어 너무나 참담하고 가슴이 무너진다”고 했다.

이란 출신의 중앙대 대학원생 30대 남녀 두 명의 시신도 순천향대병원에 안치된 상태이다. 이 중 남성은 한국에 온 지 3개월 만에 사고를 당했다.

외교부는 이날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희생된 외국인 사망자에게도 내국인과 동일하게 2000만원의 위로금과 최대 1500만원의 장례 비용을 지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