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압사 사고 현장에 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트위터 등 일부 포털과 소셜미디어가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게시글 작성에 주의를 당부했다. 무분별한 현장 이미지와 불확실한 소문 등이 확산해 2·3차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카카오는 30일 다음 카페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공지문을 올리고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명 사고와 관련된 게시글 및 댓글 작성 관련해 주의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의 신원이 드러나는 사진이나 영상·GIF(움직이는 사진) 등의 게시글 업로드와 사고 관련 확인되지 않은 사실 등의 유포 및 공유는 최대한 자제해 주길 부탁드린다”며 “사고 피해자 및 유족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게시글을 발견하면 게시글 신고하기 및 고객센터를 통해 신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카카오가 다음카페 공지문을 통해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게시물 업로드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다음카페

같은 날 트위터코리아도 트위터에 ‘민감한 미디어 관련 정책’ 내용을 공유한 뒤 “이태원 사고 현장 이미지와 영상 트윗 시 정책을 참고해주시고 문제 트윗을 발견하면 신고해 달라”며 “민감한 게시물의 리트윗 자제를 부탁드린다.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해당 정책에 따르면 게시물에 과도하게 잔혹하거나 폭력적인 콘텐츠가 포함될 시 트위터 측의 콘텐츠 삭제 요청 이후 계정이 일시적으로 잠금 처리된다. 이후 정책 위반이 또 발생할 경우 계정이 영구 정지될 수도 있다.

트위터코리아가 30일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글 게시와 리트윗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다. /트위터

앞서 사고는 전날 밤 이태원 해밀톤호텔 인근 골목에서 몰려든 대규모 인파가 연쇄적으로 넘어지며 발생했다. 이날 오전까지 확인된 사상자는 총 233명이며 그중 사망자는 151명, 부상자는 82명이다. 피해자 대다수는 10대와 20대였고 사망자 성별은 남성 54명, 여성 97명이었다. 여기에는 외국인도 19명 포함됐다.

사고 발생 직후인 29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과 사진 등이 빠르게 확산했다. 이중에는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아 피해자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도 있었다. 이후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사고 발생 원인 등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떠돌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성명서를 내고 “여과 없이 사고 당시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회는 “이같은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도 있다”며 “우리 모두가 시민의식을 발휘해 추가 유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