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명품 가방 등에 달려 있던 금속 로고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목걸이 모습. /인스타그램

서울 동작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26)씨는 지난 9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디올’의 금속 로고로 만들어진 목걸이를 5만원에 샀다. 디올이 실제 판매하는 목걸이가 아니라, 중고 디올 가방에서 떼낸 로고를 목걸이로 만든 이른바 ‘업사이클링’한 제품이었다.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재활용품을 디자인 요소를 가미하거나 쓰임새를 더 좋게 만들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최씨는 지난해에도 명품 브랜드 샤넬 옷의 단추로 만든 귀걸이를 구매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제품은 소규모로 제작돼 더 희귀한 느낌이 들고, 저렴한 가격에 명품 장신구를 한 기분을 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명품 인기 속에서 최근 중고 명품의 금속 로고, 단추 등 각종 부속품을 재활용해 목걸이·귀걸이 등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명품 업사이클링’이 인기다. ‘명품 리폼’ 등으로도 불린다. 머리띠에 명품 금속 로고를 붙이거나, 명품 옷에서 떼어 낸 단추로 팔찌를 만드는 등 기발한 방식이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상당수 판매자는 어떤 제품에서 금속 로고나 단추를 떼어냈는지 인증까지 하면서 “낡아서 쓸모없거나 버려진 명품을 재활용하는 것이라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고도 주장한다. 최근 ‘프라다’ 로고로 만들어진 목걸이를 구매했다는 대학생 정모(24)씨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구매한 것인 만큼 환경 문제에도 관심 있다는 점을 드러낼 수 있어 좋다”면서 “단순히 명품을 갖고 싶어서 ‘짝퉁’을 구매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명품 업사이클링은 현행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DKL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백세희 변호사는 “명품 로고 등을 활용해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건 단순 수선을 넘어선 것인 만큼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인다”며 “현행법상 이런 제품을 산 사람은 처벌받지 않지만, 판매자는 불법 행위로 부당 이득을 얻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