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년간 서울시 25개 자치구(區)에서 ‘임기제 공무원’이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25개 구의 전체 공무원이 20% 늘어났는데 증가 폭이 2배가 넘는 셈이다. 임기제 공무원 증가 폭이 가장 큰 구는 관악구였다.

2~3년 단위로 계약하는 정규직 공무원인 임기제 공무원은 전문성을 갖춘 민간인을 뽑기 위해 만들었다. 하지만 기관장들이 자기 사람을 앉히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연봉도 일반직 공무원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임기제 공무원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라고도 불린다.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우택 의원(국민의힘)이 서울시에서 받은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연도별 공무원 수 증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년간(2013~2021년) 서울시 25개 구의 임기제 공무원은 728명에서 1062명으로 45.9%(334명)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25개 구의 전체 공무원은 3만148명에서 3만6047명으로 19.6%(5899명) 증가했다.

구별로는 관악구가 같은 기간 임기제 공무원이 67명에서 143명으로 113.4%(76명) 증가했다. 8년 사이 2배 이상이 됐다. 이어 강남구(87.9%), 은평구(81%), 동작구(76%), 중랑구(74.1%) 등에서 임기제 공무원이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임기제 공무원 수가 가장 많은 구는 관악구(143명)였다. 두 번째로 많은 강남구(62명)의 2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전체 공무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구는 광진구였다. 1047명에서 1407명으로 34.4%(360명) 증가했다. 이어 강서구(33%), 강남구(32.9%), 서초구(26.5%), 송파구(26.3%), 강동구(23.5%) 등의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조문석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임기제 공무원 제도가 공무원 조직에 외부 전문가를 보강한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기관장들과 관련 있는 사람들의 자리 만들기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며 “임기제 공무원 채용에 대한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우택 의원은 “신속한 조직 진단을 통해 슬림하고 효율적인 지방자치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