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관(가칭)’이 들어설 서울 송현동 부지(종로구 송현동 48-9번지 일대)가 7일부터 개방된다. 서울시는 이 부지에 녹지 광장을 조성해 2025년 기증관 공사 전까지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6일 밝혔다.
1910년 일제강점기 이후 지난 110여 년간 공개되지 않았던 이 땅은 녹지 광장으로 탈바꿈한다. 송현동 부지는 3만7117㎡ 크기로 서울광장의 세 배다. 여기에 잔디(1만㎡)를 깔고 코스모스, 백일홍, 애기해바라기 등 야생화를 심어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조성했다. 4m 높이의 담장도 1.2m로 낮춰 인근 율곡로 등에서도 녹지 광장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송현동 부지에 가로막혔던 경복궁과 북촌은 녹지 광장의 보행로를 통해 연결된다.
송현동 부지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흔적을 담고 있는 땅이다. 일제강점기에 식산은행 사택이 있었고 해방 이후에는 미국 소유로 넘어가 미군과 미 대사관의 숙소로 쓰였다.
이후 수십 년간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방치돼 있었다. 1997년 삼성생명이 이 땅을 미국 측으로부터 사들여 미술관 등 문화 단지를 조성하려다 포기했고, 이후 2008년 대한항공이 삼성생명으로부터 매입해 한옥호텔을 지으려 했으나 인허가 문제로 사업이 좌초됐다.
서울시는 작년 12월 대한항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3자 매매·교환 방식으로 이 땅을 사들였다. LH가 대한항공으로부터 이 땅을 매입한 뒤 서울시의 옛 서울의료원 부지와 맞교환하는 방식이었다.
녹지 광장은 이건희 기증관 공사 전인 2024년 12월까지 개방된다. 서울시는 2027년까지 이 부지에 기증관을 포함한 송현문화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