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왼쪽)과 유재석. /MBC '실화탐사대' 방송

방송인 박수홍(52)이 친형 가족과의 법적 다툼을 방송에서 처음 털어놨다. 담담하게 심경고백을 이어가던 그는 영상편지로 따뜻한 응원을 건넨 지인들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박수홍은 30일 오후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친형 부부와 법적 다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을 자세하게 털어놨다. 앞서 박수홍은 친형 부부에게 30년 동안 100억 원가량의 출연료와 계약금을 떼였다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박수홍 측은 형 A씨가 사주에 집착하며 결혼을 반대했고 흉기를 들이대며 위협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 A씨가 박수홍에게 “넌 결혼할 팔자가 아니다” “넌 결혼하면 죽는다” 등의 발언을 한 메모와 녹음파일도 공개됐다.

뿐만 아니라 A씨 가족이 비밀리에 박수홍 이름으로 된 사망보험 8개에 가입했고 월 납입 금액만 1000만원 이상이라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했다. 이에 A씨는 제작진 측에 100억원대 횡령은 거짓 주장이며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 일부 의혹은 인정하지만 박수홍이 쓴 돈에 비하면 극히 소량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평소 박수홍과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도 등장했다. 박수홍은 인터뷰를 마친 뒤 제작진이 가리킨 화면을 바라봤고 그 안에 담긴 지인들의 모습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가장 눈길을 끈 건 1991년 KBS 7기 공채 개그맨 동기인 유재석이었다.

방송인 박수홍이 지인들의 응원 영상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MBC '실화탐사대' 영상

유재석은 “수홍이 형과 저는 1991년 KBS 대학 개그제 동기이자 정말 진한 우정을 나눈 그런 친한 형”이라며 “지금도 그 착한 심성과 성품은 변하지 않았고 제가 힘들 때 형이 저를 참 많이 위로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는 평생을 이어가면서 형한테 잘해야 하는, 진짜 좋은 형”이라며 “형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앞으로도 우리의 마음 변하지 않고 평생을 의지하면서 그렇게 살자”고 덧붙였다.

박수홍이 20년간 봉사활동을 이어갔던 한 아동복지센터의 퇴소자들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수홍 아저씨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저희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거다. 좋은 기억을 가진 사람들을 생각해서 힘내주셨으면 좋겠다” “어릴 때 너무 좋은 추억을 주셨다. 그걸로 계속 살아왔다. 수홍 아저씨는 그냥 믿는다. 앞으로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상을 본 박수홍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은 공기처럼 다 연결돼 있다더라. 지켜봐 주셨던 분들 수만 명이 힘내라는 응원 글을 정말 많이 올려주셨다”며 “잘 살지는 못했지만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하는데, 그 글들을 읽으며 울면서 버텼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이겨내면 그다음 피해자가 없을 거고 말도 안 되는 거짓 속에서 진실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작은 힘이지만 정말 노력해서 살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