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3일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잇달아 시위에 나선 지 21일 만이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하철 1호선 수원역에서 장애인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서울 지하철 4호선 서울역에서 선전전을 열고 “심상정 대선 후보가 TV토론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언급한 이후 오늘 출근 선전전에 방문한다”며 “이에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는 오늘로 멈춘다”고 밝혔다. 앞서 전장연 측은 대선 후보들이 TV 토론에서 권리 보장 예산 약속을 언급하면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멈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장연은 “그러나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후보는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다. 출근길 선전전은 멈추지만, 남은 TV토론에서 이들 후보에게 장애인권리예산 약속을 지속해서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현장을 찾은 정의당 심상정 대통령 후보는 “모든 투쟁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이번 장애인들의 투쟁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동을 해야 일을 하고, 교육을 받고,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며 “장애인들이 이 엄동설한에 투쟁하고 싶었겠느냐. 비난을 감수하고 투쟁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그러면서 “저의 1분 발언에 감사하다고 말씀하시지만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다. 시위를 중단해준 것에 감사하다”며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후보도 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보를 확실히 보장할 수 있도록 입장을 천명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전장연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운영비 국비 지원과 보조금법 시행령 개정, 탈시설 예산 증액 등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여왔다. 20일 간 총 29차례다. 전날에도 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시청역과 수도권 전철 1호선 수원역 등에서 시위했다.

심 후보는 지난 21일 TV토론 마무리 발언에서 “이 상황에 대한 책임은 시위하는 장애인에 있는 게 아니라 세계 10위 경제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에게 이동권조차 보장하지 못한 정치권에 있다. 대선 후보로서 매우 죄송하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