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제주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뉴시스

오미크론 코로나 변이가 확산하면서 연일 최다 하루 확진자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10일엔 사상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오는 3월이면 하루 확진자가 20만명 이상에 달하는 유행 정점이 이어진다는 예측이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연구팀의 분석 결과 일일 확진자 20만명 이상의 유행 정점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3월 한 달 간은 정점에 도달해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과거 감염을 통해 면역을 획득한 사람의 수가 적어 유행 규모(가 크고), 길이가 조금 더 긴 편”이라며 “다행히도 오미크론 변이 특성상 감소한 중증화율과 추가접종의 효과로 중환자 체계는 아슬아슬하게 감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재훈 교수가 예측한 코로나 하루 확진자 발생 추이 그래프./페이스북

정 교수는 방역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방역 정책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너무나 단기적인 요소에 정책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이 집중된다는 점”이라며 “당장 접종률을 올리기 위해, 당장의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정책을 수립하다 보니 정책 사이에 엇박자도 생기고, 국민의 신뢰를 잃어왔다”고 했다.

또 “유행정점이 도래하기 전까지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역 정책만 남기는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행 정점 이후 어떤 정책을 남기고 얼마만큼 과감히 풀 수 있는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지난 2년 간 견뎌온 노력과 기다림이 지금의 대유행을 견디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며 유행 정점이 지날 때까지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 교수는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해왔다. 마지막 큰 위기에 대한 확인만이 남았다”며 “대유행의 정점까지 우리 의료체계와 사회적 대응 역량이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면 이제 어쩔 수 없이 코로나는 풍토병처럼 대해져야 한다. 힘들었지만 우리 사회를 유지하게 해주었던 방역정책도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강하고 (백신) 접종이 완료된 분들, 경구용 치료제의 투약대상인 분들에게 오미크론 변이는 예전의 코로나 만큼 위험한 감염병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독감으로 치부할 만큼 가벼운 것도 아니다”라며 “이제 자신을 코로나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은 마스크 쓰기, 손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과 감염으로부터 완전한 안전을 보장해주지는 않지만 중증 진행 가능성을 거의 막아주는 백신 접종이 남아있다”고 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지난 7일 국내외 기관의 예측 결과 2월 말이 유행 정점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다양한 변수 탓에 확실한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달 말쯤 일일 국내 확진자가 13만명에서 많게는 17만명 수준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