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설치된 셀프 체크인 기계에 코로나 입국제한 조치 실시 국가 여행주의보 안내문이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부부가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의심돼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 당국은 이들의 오미크론 감염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나이지리아에서 온 부부의 변이를 분석 중인데 오미크론과 유사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어서 전장 유전체 분석이라고 하는 최종 검사를 해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장 유전체 분석에 들어간 부부는 지난달 14일부터 23일까지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뒤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10월 28일 모더나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귀국 후인 지난달 25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후 접촉자 추적 관리 과정에서 40대 남성인 지인과 10대인 가족 1명 등 2명이 지난달 30일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지인은 부부가 공항에서 자택까지 이동하도록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추가 확진자인 지인에 대한 변이 PCR 검사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의심돼 변이 확정을 위한 전장유전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손 반장은 “(처음엔) 델타 변이라고 생각해서 델타 변이 분석을 하는 와중에 통상적인 반응하고는 다른 반응이 나왔다”며 “오미크론과 유사한 반응이라는 판단 하에 최종적으로 전장유전체 검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명(부부와 지인, 가족)이 감염경로가 같기 때문에 유사 동일한 바이러스일 것이라고 보고 4명에 대한 변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전장 유전체 검사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오늘(1일) 저녁 또는 내일(2일) 오전 중에 확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델타 변이의 분석 결과와는 다른 양상이고, 나이지리아 쪽이 아무래도 오미크론의 영향을 받는 곳”이라며 “통상적으로 계속 확인했던 양상들과는 다르다는 측면에서 의심 징후가 크다”고 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부부는 입국 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약 하루 동안 별도의 격리를 하지 않았다.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자는 입국 후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부 지침에 따른 것이다. 이들 부부의 확진 전 외부 활동으로 오미크론 변이 추가 의심 사례가 더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손 반장은 “두 분(지인, 가족) 외에도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도 하고 있는 중”이라며 “접촉력은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예방접종을 완료한 분들이라 격리가 안 된 상태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어 검사와 조사를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8개국(남아공·보츠와나·짐바브웨·나미비아·레소토·에스와티니·모잠비크·말라위)에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해당국에서 온 내국인을 시설격리하는 등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입 차단 조처를 지난 27일 발표했다.

그러나 입국금지 국가 이외 세계 곳곳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속출하자 일각에서는 입국금지 국가를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손 반장은 “어제 긴급 회의를 해서 정부 내에 오미크론에 대한 대응 TF를 범정부적으로 구성하기로 했다”며 “입국 차단이나 예방접종 완료 시 격리 면제 조치 등을 포함해서 오미크론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속하게 결정해서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들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